"제 발언에 상처 받은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민주의 문 앞을 향하고 있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민주의 문 앞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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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방문하기로 한 10일 오후 2시께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앞은 긴장감이 흘렀다.


윤 후보의 지지자와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뒤엉켜 있었다.

"어디서 온 단체요" 새벽부터 나와서 문 앞을 지켰다는 한 남성이 '윤석열 돌아가라' 피켓을 든 채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이 단체는 윤 후보의 지지모임인 윤공정포럼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한 손에 꽃을 쥔 채 이 남성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분주히 움직였다.

경찰 병력들은 양 옆에서 일렬로 서며 입구를 확보했고 만일의 사태에 만전을 기했다. 무전기에선 알 수 없는 말들이 오가며 윤 후보의 도착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진로를 막고 있다.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진로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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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 지지자들의 맞선 오월 단체는 "윤석열 못 들어오게 해야 한다", "윤두환(윤석열+전두환)은 물러가라" 등 구호를 연신 외쳤다.


이들은 민주의 문과 추념문 앞 계단을 선점해 윤 후보의 5·18민주묘지 참배를 저지하기 위해 인간 바리게이트를 쌓았다.


멀리서도 보일 정도의 크기인 '학살자 미화하는 당신이 전두환이다'라는 현수막 주변의 무리들은 길목을 기필코 사수하겠다는 태세를 보였다.


오후 4시 20분. 이곳에는 한순간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윤 후보가 도착하자 경찰들이 서로 손을 잡은 채 민주의문~추모문까지 인간 폴리스 라인을 형성했다.


하지만 오월 단체의 장벽에 결국 윤 후보는 분향 공간이 마련된 추모탑까지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중간 지점에서 참배할 수밖에 없었다.


안내 방송에 따라 경례와 묵념 등 추모 의식을 마친 후 '민주주의를 발전하겠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 지지 모임과 그 반대 단체 간에 고성이 오갔다. 윤 후보가 발길을 돌려 묘역 밖으로 나간 후에도 심한 반발은 한동안 이어졌다.


김정례(56·여) 윤공정포럼 호남지원 총괄위원회(위원장 고광희) 위원은 "윤 후보가 5·18 묘역 참배를 못하고 가는 게 아쉽지만 국민통합을 이루고 5·18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진정성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며 "헌법가치를 지켜낼 대통령으로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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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김모(65)씨는 "광주를 우롱한 것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이 이곳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며 "광주를 정치의 춘향이로 이용하면 안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호남취재본부 조형주 기자 ives08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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