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항공·에너지·헬스케어에 주력하는 3개 기업으로 분할해 독자 경영에 나선다. 이어지는 매출 급감 속 부채 축소가 한계에 다다르자 생존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마지막 배수진을 친 것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E는 이날 2024년 초까지 단계적으로 에너지·전력, 헬스케어 사업 부문을 각각 분리, 상장한다고 밝혔다. 존속 법인인 항공사업 부문이 'GE'라는 사명을 유지하며, 헬스케어 부문의 지분 19.9%를 가져갈 계획이다.

로런스 컬프 주니어 GE 최고경영자(CEO)가 항공 부문을 이끌면서 헬스케어 부문의 비상임 의장을 맡게 된다. 컬프 CE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3개 기업을 설립함으로써 운영에 있어 더 높은 집중도와 전략적 유연성, 자본 활용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분사 배경을 밝혔다.


생존 몸부림 美GE, 결국 3사 분할 배수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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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할 결정은 2018년부터 이어져 온 전사적인 구조조정 행보의 절정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GE는 1892년 에디슨이 세운 전기소비기구 사업을 모태로 가전제품, 의료기기, 항공기와 자동차 엔진, 원자연료, 원자력 발전 설비까지 전기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손을 대며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1932년 일찍이 금융업에 진출해 자회사로 GE캐피탈을 두는 등 문어발식 확장 전략을 기반으로 사세를 키웠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돈줄이었던 캐피탈 사업에서 회복 불능의 손실을 입고 2018년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오고 있다.


생명과학기업 다나허를 이끌던 컬프가 2018년 GE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CEO로 임명돼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그는 여러 영업부문을 매각하거나 분사시키며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주력했다.


컬프가 GE CEO로 처음 임명됐을 때 GE 이사회에서는 헬스케어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할해 기업공개(IPO)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었지만, 컬프가 "운영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며 이를 보류한 바 있다.


생존 몸부림 美GE, 결국 3사 분할 배수진(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외신들은 이번 기업 분할 결정이 사업구조를 단순화해 부채를 줄이고 실적과 무너진 주가 회복을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GE는 2023년까지 부채총계를 950억달러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GE의 에너지 사업부는 지난해 기준 46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 행보를 이어오며 재무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GE 주가는 연평균 2%씩 하락해 S&P 500대 지수가 같은 기간 연평균 9%씩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2008년 1800억 달러가 넘었던 GE의 매출액은 지난해 796억달러로 절반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이번 분할 결정에 증시는 화답했다. 분할 발표가 나온 뒤 뉴욕 증시에 상장된 GE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17%까지 급등했다가 개장 후 상승폭을 6%대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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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이번 조치로 일회성 비용은 발생하겠지만, 분할된 3개 회사는 민첩한 사업 운영으로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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