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루자" vs "유예 없다"…'코인 과세' 두고 당정 줄다리기
정부,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 방침
與 "1년 유예해야" 잇따라 목소리 나와
'코인 정책' 민감한 2030 표심 감안
홍남기 "내년 과세 문제 없다" 기존 입장 고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로 얻은 소득에 대한 과세가 오는 2022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1년간 유예하자는 목소리가 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가상화폐 과세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로 얻은 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내년 1월부터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여당에서는 이를 적어도 1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상화폐 투자는 2030세대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청년층은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관련 안건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는 이를 완강히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있다.
◆내년부터 가상화폐 과세 시행되지만…與 "유예해야"
가상화폐 과세는 오는 2022년 1월부터 시행되는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이 법안은 가상화폐 양도 차익 등을 '기타소득'으로 분리해 20% 세율을 적용, 분리 과세하는 게 핵심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미 지난해 7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가상화폐 과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같은해 12월 법 개정을 거쳐 지난 2월에는 소득세법 시행령이 공포됐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최근 가상화폐 과세 방안을 적어도 1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원칙만 고수하는 기재부와 국세청의 아집을 비판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1년간 유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미 대정부질의, 국정감사를 통해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사회적 합의 없는 과세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조세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현재 가상자산은 개념 정의조차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가상화폐 과세 유예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기재부 기존 입장 고수…당정 갈등 점입가경
반면 정부는 예정대로 과세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세 인프라 등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며 "준비가 덜 됐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이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와 여당 모두 입장을 굽히지 않다 보니, 긴장은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적 정책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3일 가상자산 과세 유예 공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민주연구원은 당 차원의 공약을 연구·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과세 유예가 향후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실상 당정이 충돌할 수도 있는 셈이다.
◆2030세대 유권자, '코인 정책'에 민감
민주당이 가상화폐 과세 시기를 지연하려는 데에는 2030세대의 표심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청년층은 현재 국내 가상화폐 투자의 '큰 손'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다,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된 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 바 있다.
앞서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국내 4대 가상화폐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투자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 실명 계좌 설립자 249만5289명 중 2030세대 비중은 63.5%(158만4814명)로 나타났다. 신규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청년층인 셈이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22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에 대해 "정부가 다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을 때도 청년층의 반발이 거셌다.
당시 은 전 위원장은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자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20만건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전문가는 현재처럼 실물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청년 유권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자산이 청년층에게서 화제가 되는 것도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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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개는 소득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며 "일자리가 없고, 설령 취업을 하더라도 적은 월급으로는 생활이 나아질 거란 보장이 없으니 고위험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상자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도 가상자산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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