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집단감염 악몽? 이젠 없어야죠" 핼러윈 맞은 이태원, 방역 시험대 섰다
핼러윈데이 맞은 이태원…연말 특수 노리는 상인들 기대감 커져
방역지침에 대한 우려도 나와
방역당국, 밀집지역 중심 방역에 만전 기해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제2의 이태원 사태? 그런 악몽은 없어야죠 이젠.", "확진자가 늘어나면 어떡하죠?"
일상회복을 코앞에 두고 핼러윈데이를 맞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이 방역 시험대에 섰다. '핼러윈의 메카'로 불리는 이태원답게 핼러윈 특수를 맞이하는 상인들의 기대감과 함께 방역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다. 이태원은 지난해 5월 발생한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의 온상지'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한낮의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는 한산했지만, 많은 주점·음식점에서 호박 전구, 해골 인형, 거미줄 장식 등으로 입구를 장식해 핼러윈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거리에서 핼러윈 코스프레 장식 등을 판매하는 60대 박모씨는 "핼러윈이 되면 (이태원) 거리가 정말 시끄럽고 난리가 난다. 다들 귀신 분장하고, 술 마시고, (각 가게에선) 이벤트도 열고… 올해는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좀 조용하다"면서도 "그래도 지난해보단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 지난 주말엔 클럽 앞에 젊은 사람들이 한참 줄 서 있더라"고 말했다.
식재료를 옮기던 A씨(남)는 "지난해엔 진짜 악몽같았다. 이태원 오는 사람들 전부 욕먹고 그랬지 않냐. 사람이 없어서 문 닫은 가게가 한둘 아니었다"고 하소연하며 "이번 할로윈을 기점으로 고비를 잘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방역에 대한 긴장감도 역력했다. 각 매장에선 좌석 간 거리두기와 QR 체크인, 투명 가림막 등을 설치해 자체 방역에 최선을 다한 모습이었다. 주점 아르바이트생 박모씨는 "원래 홀 출근하는 사람이 1명인데, 사장님께서 1명 더 추가 근무해서 QR 체크도 신경 쓰자고 하셨다"며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B씨(여)는 "아무래도 '핼러윈 특수'는 카페보단 술집에서 기대를 많이 하지 않겠냐"면서도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예전보다는 매출이 회복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방역에 좀 더 신경 쓰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반의 준비 중인 상인들의 기대처럼 올해 핼러윈데이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사람이 이태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직장동료와 함께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문모씨(32·남)는 이날 퇴근 후 이태원 주점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연인과 만나서 간단히 맥주를 마실 것"이라며 "둘 다 백신 2차 접종까지 끝냈으니 오랜만에 연말 분위기를 즐겨볼까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해질 무렵이 되자 인파가 늘어났다. 경찰 등 특정 직업군이나 만화 캐릭터 등 코스프레 분장을 한 사람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얼굴에 하얀 칠을 하고 상처 분장을 한 채 이태원을 찾은 대학생 C씨는 "불금을 맞아서 친구들과 함께 놀러왔다"고 밝혔다.
반면 방역에 대한 우려를 벗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연인과 함께 이태원 거리를 걷던 D씨(20대·여)는 "(영업 제한시간인) 밤 10시가 돼도 인파가 몰려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걱정이 된다"며 "방역지침이 풀리는 건 다음달부턴데, 또 확진자가 늘어나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어떡하냐"고 했다.
한편 서울시 등 방역당국은 핼러윈데이를 맞아 방역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맞아 외국인 등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홍대, 이태원 등 유흥시설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합동 단속에 나선다.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 또한 주요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방역대책을 수립해 이색적인 상권으로서 지난날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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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특별방역 작업 중에 만난 김재훈 용산구 홍보담당관은 "지난해에는 (확진자 증가를 막기 위해) 오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렸었는데, 올해는 많이들 방문해주셔서 상권이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다만 방역지침을 잘 따라주시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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