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이용액 28.9兆…전년比13.8%↑
연체율도 급증…다중채무자 부실 우려↑
당국 가계대출 규제에 카드사 한도 축소

2금융권 '풍선효과'에 부실 우려↑…서민 급전창구 막히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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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기하영 기자]#.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정수(55·가명)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80%까지 고꾸라지면서 추가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거절당했다. 지난해 1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급한 대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게 화근이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이자는 커녕 전기세, 수도세 등 조차 내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 김 씨는 어쩔 수 없이 300만~500만원씩 카드론(장기대출)을 받아 급한 불을 껐지만 최근 한도가 대폭 줄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 대학생 이민희(가명)씨는 코로나19로 저녁영업이 축소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을 그만뒀다. 월세 등 생활비를 벌기위해 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 사이 신용카드 결제일이 다가왔고 통장에는 돈이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리볼빙(결제금액이월약정)을 신청해 카드값 연체를 막았다. 이씨는 "여전히 아르바이트 자리는 구하기 어렵고, 생활비로 다달이 카드를 사용하면서 매달 갚아야하는 금액이 커져만 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저신용자와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빚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계형 대출이 늘어난 데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 치솟는 집값에도 은행 창구가 막히면서 카드 대출에 손을 벌린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고금리인 카드 대출의 이자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가계 부채의 '약한고리'로 불리는 계층들이 빚을 내 돌려막기가 안 되면 도미노식 신용 부실 폭탄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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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이용액 역대최대…다중채무자 부실 우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상위 5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카드론(장기대출) 대출 잔액은 27조91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조2720억원 대비 13.0%(3조6470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26조3670억원)과 비교하면 5.5%(1조5520억원) 늘어난 것으로 최근 3년 반 사이 최대 증가폭이다.

현금서비스(단기대출) 잔액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잔액은 5조111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9540억원) 대비 3.0% 늘었다. 신용카드 일시불로 물건을 산 후 일부 금액을 다음달 이후로 갚는 리볼빙 잔액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5개사+우리·하나·BC카드)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5조8157억원에 달했다. 3년 반 동안 19.2%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강화된 은행 대출 규제와 이른바 '빚투'·'영끌' 행렬이 맞물힌 영향"이라며 "최근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카드론을 옥죄면서 대출 수요가 현금서비스, 리볼빙으로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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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연체율 ↑…카드론 금리도 오름세

고금리 카드빚으로 연명하는 서민 가계가 폭증하면서 카드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신용·저소득자나 여러 금융사에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자들이 주로 쓰는 카드 대출 금리가 고공행진 하고 있는 데다 연체율까지 치솟고 있어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표준등급 기준 평균 금리는 연 12.54~15.55%로 집계됐다. 이는 7월 말(연 12.66~13.96%)보다 하단은 0.12%포인트, 상단은 1.59%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리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롯데카드(15.5%)의 경우 한 달 새 2.2%포인트나 올랐다.


카드론의 경우 높은 은행 문턱에서 소외된 저신용·저소득자들이나 다중채무자들이 주 이용대상이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이자부담은 커지고 갚을 능력은 급속도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카드대출 연체율은 급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등급별 카드대출 현황에 따르면 저신용층인 9등급의 현금서비스(단기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은 2017년 말 17.5%에서 지난해 말 46.0%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카드론 역시 18%에서 33.5%, 리볼빙은 13.5%에서 35.7%로 뛰었다.


특히 빚투 열풍 동참을 위해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다 쓴 젊은 층이 급증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빚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1410억원 증가했다. 전 연령층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대출잔액도 130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16.1% 불어났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인 8.4%를 두배 가량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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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도 규제 정조준…서민 급전 막히나

카드빚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융당국도 카드사 규제에 들어갔다. 당국의 소환을 받은 일부 카드사들을 한도 축소 등 전체 카드론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차주 상환 능력과 채무 상황에 따라 대출한도를 줄이고, 신규 대출에 대한 마케팅도 자제하기로 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달 중 발표할 가계부채 추가 대책에서 카드론이 포함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도 대출 수요자들에게는 부담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으로는 카드론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현재 개인별 DSR 한도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이 60%로 카드사의 경우 내년 7월까지 규제가 유예된 상황이다. 또 DSR규제 적용 범위가 현금서비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양한 관리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카드사들은 실수요자에 대한 공급은 유지하되 전체 카드론 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서민들이 급전창구가 사라질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카드사들도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의 주 이용층인 중·저신용자 대신 상대적으로 가처분소득이 높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기존 카드론 고객 중 가처분소득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자들의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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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강력한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대출을 이용하는 이들은 주택구입이나 투자목적이 아닌 생계형 대출인 경우가 많다"며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 영세자영업자 등 서민들이 돈 빌릴 데가 없어 시장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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