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3%p 더 받으려고 모친 노숙자통장 만든 농협 행원
사촌 등 이자 237만원 가로채
징계해직무효 소송 패소 판결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높은 이자율을 악용해 친족과 지인들 명의로 노숙자 우대 통장을 만들어 이자를 가로챘다 적발돼 해직된 NH농협은행 행원이 은행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부장판사 마은혁)는 전직 NH농협은행 행원 A씨가 농협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해직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은행의 징계 처분이 부당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농협은행 전북지역본부 소속으로 B군청 출장소에서 근무하던 2011년 4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모친, 사촌, 친구 등 이름으로 정상이자 대비 추가 3%포인트를 더 지급하는 노숙인 우대 통장을 만들어 부당이자 237만원을 가로채다 적발됐다. 은행은 A씨가 직원 지위를 이용해 재산상 손실을 줬다고 판단,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2019년 9월 A씨를 최고위인 징계해직 처분했다. A씨가 해직된 사유에는 배임 행위 외 ▲장애인 부당 등록을 통해 이자 포탈 ▲타인 명의 부당대출 ▲지인 명의 신용카드 부당 발급 등이 포함됐다. A씨는 이 가운데 고발된 배임 행위에 대해선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은행의 징계처분에 불복해 재심청구를 제기했으나 최종적으로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송에서 "징계 처분의 재심절차에 변호사 동석을 허용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고 자신의 비위 중 일부는 징계 시효(5년)가 이미 지나 해직은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농협은행 내부 규정상 징절차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청구를 기각했다. 징계 시효와 관련해선 비위 행위의 발생 시점이 아닌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가 초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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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A씨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했다. 형사 재판이 아닌 민사 재판에서 재판부가 당사자 행위를 질타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A씨는 농업인과 조합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 소속 행원으로 높은 수준의 청렴의무가 부과됐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며 "A씨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비위 행위는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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