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사립학교법은 규제의 무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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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9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의결한 사립학교법 개정법률안이 논란 끝에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를 통과한 개정 사립학교법이 공포된 지 3주만에 새로운 규제를 포함한 개정법률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사립학교법 개정의 단골 메뉴인 학교법인 이사회 관련 규제가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하고, 각종 위원회 기능을 강화하며, 교직원 징계에 대한 관할청의 개입을 확대하는 규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조항은 교원 채용방법에 관한 것이다. 교원을 신규채용할 때는 공개전형으로 하되, 필기시험을 포함해야 하고, 필기시험은 시ㆍ도교육감에게 위탁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교육감의 승인을 받은 경우 필기시험을 다른 시험으로 대체하거나, 위탁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으나,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교원의 공개전형 과정을 교육감에게 위탁하도록 한 것은 학교법인이 교원 임용에 관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치다. 끊임없이 발생한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가 이러한 규제를 초래한 것이 분명하지만, 비리사학뿐만 아니라 건전사학의 임용권까지 박탈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 학교법인에 의한 최종 면접절차가 남아있으므로 임용권을 완전 박탈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나, 교육감이 공개전형을 거쳐 통보해준 임용후보자를 학교법인이 면접을 통해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별 건학이념이나 특수성은 무시될 수밖에 없고, 학교법인의 임용절차는 요식행위로 전락할 것이다.


공립과 마찬가지로 사립교원의 채용과정에서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그 주체가 시·도교육감이어야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 채용절차를 국회사무처장에 위탁하면 어떨까. 국립대학 교수 채용절차를 교육부장관에 위탁하는 것은 어떨까. 의원 보좌진이나 국립대 교수 채용과정에서도 종종 비리가 발생하고 인건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므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의원 보좌진은 의원의 관심분야나 정치성향에 따라 달라야 하고, 교수는 대학·학과별 형편이나 요구하는 세부전공분야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할 것이다. 완전 동의한다. 당연히 달라야 한다. 사립도 공립처럼 시·도교육감이 임용후보자를 선정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립학교별 차이와, 설립별 차이를 무시하는 발상이다.


공립에서도 신규 교사가 학교와 교과의 필요에 맞지 않아 혼란과 갈등을 겪지만, 전보제도가 있어서 몇 년 지나면 해소된다는 기대가 있다. 전보제도라는 탈출구가 없는 사립은 자체 임용한 교원도 문제가 생기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보니 부당해고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외부에서 선발해준 교원을 임용할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963년 제정된 사립학교법이 이번에 개정되면 다른 법률에 의한 개정을 제외해도 52번째 개정이다. 규제 조항은 계속 추가되고 강화되어 왔지만, 그렇다고 비리사학이 척결된 것 같지는 않다. 사립학교 규제가 강화되면 비리사학은 일시적으로 움츠러들겠지만, 건전사학은 의욕이 꺾이고 불편이 가중되며 행정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는다.


이제까지 사립학교법은 국회의원의 법률안 발의건수를 올려주는 보고(寶庫)였고, 발의안 대부분은 규제 법안이었다. 규제 법안이 계속 발의되는 것은 규제의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사립학교법은 규제의 무덤이었던 셈이다. 이쯤에서 건전사학의 의욕을 꺾는 보편적 규제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본 후, 지원으로 방향을 돌려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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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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