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외도피기간은 공소시효 정지"

제주경찰청, 살인교사·협박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의 피의자 김모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돼 18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살인교사와 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의 피의자 김모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돼 18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살인교사와 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제주=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 사건 발생 후 21년 9개월이 지나고 공소시효가 만료돼 대표적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의 피의자가 체포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해외에 체류한 기간은 공소시효가 정지된 것으로 판단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모 변호사(사건 당시 44세)를 살인 교사한 혐의로 조직폭력배 출신의 김모씨(55세)를 체포해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은 21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999년 11월 5일 제주시 삼도동 소재 한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 변호사의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사 출신의 이 변호사는 당시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 운전석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건 현장은 피가 낭자할 만큼 참혹해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범행 도구와 족적 등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이후 경찰은 1000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고 수사를 이어갔지만 1년이 지나도록 용의자는커녕 목격자조차도 나타나지 않자 결국 전담수사본부를 해체했다.

당초 사건 발생 후 15년이 지난 2014년 11월 4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영구 미제사건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미궁 속으로 빠져든 이 사건은 2020년 6월 방송된 SBS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해외에 체류 중이던 김씨는 이 방송과의 인터뷰를 자청해 자신의 범행 사실을 일부 고백했다. 이에 경찰은 2020년 7월 1일 김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입건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김씨는 올해 6월 말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돼 최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김씨를 대상으로 직접 범행 여부와 함께 배후설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강력계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워낙 오래되고 사회적으로 널리 알러진 사건인데다 법률적으로 넘어야 할 쟁점이 많아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피의자의 국외 출입 사항과 관련 판례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 계장은 또 “피의자가 방송을 통해 자백한 살인교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모든 혐의를 열어놓고 수사할 계획”이라며 “직접 범행을 했는지와 윗선 여부, 윗선이 있으면 동기도 나올 것이므로 그런 부분을 모두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후 제작진에게 보낸 협박 메시지를 토대로 협박 혐의도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경찰 수사에서 방송을 통해 범행 사실이 알려지면 귀국 여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범행을 고백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원혼을 달래고, 피해자 가족의 누명도 덜어주면 유족으로부터 사례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올해 4월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김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범행 후 수십차례 한국과 외국을 드나들다 캄보디아에 머물던 김씨는 6월 23일 차량 이동 중 현지 경찰에 불법 체류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은 캄보디아가 8월 5일 김씨에 대한 추방 결정을 내리자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 김씨는 8월 18일 오후 8시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된 뒤 현재 제주경찰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