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 하인스부르크 NNIP CSO"韓, ESG중 '지배구조' 관심 높여야"
韓, 성과 확인 쉬운 환경 집중
최근 남양유업 사례 보면
지배구조 개선 중요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ESG는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닌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다. 개방성이 낮은 한국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한 투자 요소로 정착하기 위해선 지배구조(G)요인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아드리 하인스부르크 NNIP(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는 9일 아시아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SG 요인 중 기후 위기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환경(E)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적 배경과 시장 유형을 고려했을 때 무엇보다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아드리 CSO는 "ESG 투자 전략을 짤 경우 신흥국과 선진국에선 다른 접근법이 요구되는데 신흥국 시장에선 지배구조가 핵심"이라며 "한국의 경우 일부 재벌들이 불평등한 소유구조를 갖고 있어 지배구조가 크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SG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투자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지역별 나라별 특수성이 반영돼야 하는데 사회적 책임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한국의 특성상 지배구조가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의미다.
아드리 CSO는 재벌 기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국 재벌들의 불투명한 소유구조는 투자자로 하여금 불확실성을 갖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배구조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환경적 사회적 요소와 관련된 이슈를 다룰 때에도 실패할 여지가 더 많다"며 "아시아 국가의 경우 지배구조와 부도율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개방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주요 이유"라고 지적했다.
국내 일부 기업의 사례를 봐도 대표이사나 회장이 횡령이나 배임,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 혹은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아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경우 평판과 브랜드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 최근 남양유업의 사례는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 예다. 오너 일가의 독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는 대리점 상품 강매(2013년), 대리점 판매수수료 편취(2017년), 불가리스 과장광고(2021년) 사태를 촉발해 소비자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이는 기업 매각으로 이어지게 됐다. 아드리 CSO는 "한국 정부와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 탄소제로 목표 등 다른 ESG 요인보다 성과 확인이 쉬운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라며 "사회적으로 지배구조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두고 있다는 점은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SG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한국 시장은 썩 좋은 투자처는 아니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들이 투자 프로세스에 필수적으로 ESG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높이고 있고, 투자자들도 ESG 요소가 투자 결정 과정에 통합했을 때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드리 CSO는 "글로벌 기준에 맞게 포괄적인 ESG 프레임 워크를 개발하고 장려하는 초기 시장이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ESG 반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주요 투자처로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NNIP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로부터 약 37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이중 74%가 ESG 기준에 맞춰 운용되고 있는데 주식의 경우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 투자되고 있다.
아드리 CSO는 ESG 활성화를 위해 한국 정부의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과 전략에서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투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경영진들의 책임을 명확하게 묻는 과정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U 지속 가능 금융 분류체계나 EU 그린본드 표준처럼 엄격한 투자기업 선정을 하고 위장 ESG를 방지할 수 있도록 공시에 관한 법규를 명확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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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드리 하인스부르크 NNIP 최고지속가능책임자는 1996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책임투자 분야에 몸을 담아왔다. NNIP의 전신인 ING그룹에선 사회책임투자 선임 애널리스트와 선임 지속 가능 자문역을, 벨기에 ING은행에선 지속 가능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 2017년부터 NNIP의 책임투자 대표를 맡아 지속 가능 지표가 모든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 통합되도록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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