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실대응·부패 혐의에 브라질 보우소나루 탄핵위기
검찰, 백신 구매 관련 정부 배임의혹 조사 공식화
반정부 시위 확산에 보우소나루 탄핵 요구서도 제출돼
지지도 역대 최저치…룰라 "대통령 직무정지 해야"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백신 구매를 둘러싼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조사도 본격화됐다. 의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서가 잇달아 제출되면서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에서는 전국 13개 주도에서 수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테네오의 마리오 마르코니니 매니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거부감을 느끼는 '침묵하는 다수'가 드디어 길거리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중도파 시민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전날 연방대법원이 인도 제약사 바라트바이오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구매와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배임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연방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인 뒤 격해졌다.
검찰은 보건부 고위 관리가 인도산 코백신 가격을 부풀려 지급하고 대가성 뇌물을 챙기려고 했다는 의혹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묵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가 계약한 금액이 인도가 당초 공개한 가격보다 최대 10배 가까운 금액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배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보건부 수입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윗선에서 인도 백신 수입을 승인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며 “대통령에게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까지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5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 당국의 부실 대응 논란도 확산하면서 보우소나루 정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21%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올 1월 지지율이 30% 후반대를 기록하던 것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반정부 여론이 커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원에서 제출된 탄핵 요구서가 지금까지 120건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좌·우파 진영의 의원 46명이 모여 탄핵 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핵 요구에는 2018년 대선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속했던 사회자유당(PSL) 당원 등 우파 진영까지 참가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 정계 사이에서 좌우진영을 막론하고 '반 보우소나루'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좌파의 대부'로 일컬어지면서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회가 연방대법원에 대통령 직무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백신 구매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대통령이 측근들로 이루어진 '그림자 내각'을 통해 방역 대책을 결정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정조사위가 대법원에 대통령 직무 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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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의장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이 탄핵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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