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4대 그룹 총수 첫 회동 D-1, 재계는 바란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최대열, 김흥순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 첫 회동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재계에서는 약 44조원의 대미(對美) 투자 ‘선물 보따리’에 화답하는 성격의 정책 인센티브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사면 여론에 문 대통령이 재차 입장을 밝힐 지도 관심사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삼성그룹에선 이 부회장을 대신해서는 미국 순방에도 동행했던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4대 그룹 총수와 별도로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4대 그룹의 대미 투자 계획 발표 덕분에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문 대통령이 고마움을 표하려는 성격이 짙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뒤늦은 감이 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심해진 반(反)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기업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핵심 애로사항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각종 시설·설비나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도록 ‘세제 혜택’에 방점을 둔 정책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임시 투자 세액공제나 R&D 세액공제 세율 조정은 물론 대상과 범위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투자와 R&D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있는 과도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거듭된 재계의 호소에 정부가 화답할지도 관심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 500대 기업에 물었더니 투자를 가로 막는 주요 규제로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및 심의 규제(23.6%), 환경 규제(18%), 고용 및 노동 규제(18%)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수많은 규제 탓에 국내 투자 환경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45.5점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였다.
이번 만남에서 재계는 전 세계 산업계 화두인 탄소중립과 관련해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와 속도 있는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탄소배출을 줄이거나 친환경에너지를 쓰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세제·금융 지원이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표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업계에서는 주장한다. 민간 부문에선 최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정부와 함께 하는 탄소중립 산업전환추진위원회를 지난 4월 꾸린 바 있다. 최근 막을 내린 P4G 서울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며 정부도 기업이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극 돕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터라 문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선 입법부를 겨냥한 노골적인 불만도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입법을 강행한 기업규제 3법이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 옥죄기 법안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B그룹은 "반기업 정서에 기반한 각종 법안이 적극적인 경영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기업 활동을 독려할 마음이 있다면 해당 법안 재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 업종별로 자동차 산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세제 혜택 연장과 중고차 시장의 대기업 진입규제를 풀어달라는 구체적인 건의가 있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관련은 법이 정한 시한을 과도하면서까지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신산업 창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차 보조금 지원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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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별로는 매년 노사 갈등을 촉발하는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이나 업종별 차등을 두거나 최저임금 결정 주기를 현행 1년에서 3년 이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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