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고검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고검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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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이 불기소 처분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검찰이 이미 사건 처분을 마친 사건에 대한 재수사 지시로 법무부는 이를 통해 지금까지 잘못된 수사 관행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법무부는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과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모든 부장이 참여하는 대검 부장회의를 개최해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치고 (허위 증언을 강요받은 것으로 지목된) 재소자 김모씨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심의하라고 지휘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대검 감찰부장과 감찰3과장, 임은정 검사로부터 사안 설명 및 의견을 청취하고 충분한 토론과정을 거치라는 지시도 내렸다. 회의 심의결과를 토대로 공소시효 만료일인 오는 22일까지 김모씨의 입건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는 내용도 포함했다.


앞선 지난 2일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은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로 직무배제 됐다고 주장했고, 대검은 임 연구관에게 사건이 배당된 적이 없다며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검사 전원의 의견을 취합한 뒤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대검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검찰수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고려할 때 가급적 자제돼야 하지만, 이 사건은 검찰의 직접 수사와 관련해 그간 잘못된 수사관행과 사건 처리과정에서 불거진 자의적 사건배당, 비합리적 의사결정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수사지휘권 발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법무부는 검찰의 수사관행이 검찰 수사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인권 옹호기관으로서 검찰에 대한 오해, 그리고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는 등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함께 지적했다.


류 감찰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민원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건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적인 수사 방식,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보원 또는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 불투명한 사건관계인 소환·조사가 이루어진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사건관계인에 대한 불필요한 반복 소환이나 사건관계인 가족들과의 부적절한 접촉 등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또한 수용자에게 외부 음식이나 사적만남, 전화등 각종 편의 제공하며 정보원 내지 제보자로 활용하는 그릇된 문제점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합동해 위 사건에서 드러난 위법·부당한 수사절차 및 관행에 대하여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 및 개선방안 등을 신속히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번 합동감찰을 통해 드러난 결과를 종합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번 감찰이 검찰 수사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박 장관이 합리적 의사결정 방식으로 대검 부장회의를 택한 배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아이디어가 올라왔고 그중 장관이 고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외부 전문 수사자문단을 소집하려면 절차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에 대한 감찰부 내 찬반 의견도 갈렸다”며 “박 장관이 합리적 의사결정 지침에 있는 것 중 가장 권위가 있고 의미있는 협의체로서 대검 부장회의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검 부장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박 장관이 수용하게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엔 “그렇다”며 “(대검 부장회의는) 가능하면 다시 한 번 판단해달라는 취지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한 전 총리 사건 기록을) 어제 다 봤다. 자세히 살펴봤고 심사숙고해 오늘 중 결정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사지휘권 발동에 무게를 두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박 장관은 전날까지 대검에서 넘어온 감찰 기록 검토를 모두 마쳤다.


박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검찰의 해당 사건 무혐의 처분을 두고 "감찰부장이나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을 참여시킨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이 어떠한 노력을 갖고, 어떠한 프로세스로 진행했는지 과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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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지난해 4월 한 재소자의 폭로에서 비롯됐다. 그는 당시 수사팀이 금품 공여자인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구치소 동료 재소자들을 사주해 한 전 총리에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법무부에 제출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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