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10명 중 7명 "두 달에 한 번 호캉스 즐긴다"
전문가 "젊은층 과시 욕구와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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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한 특급호텔.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부산 해운대 한 특급호텔.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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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직장인 김모(29)씨는 최근 결혼기념일을 맞아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했다. 김씨는 "결혼기념일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가기가 꺼려져 호텔을 예약했다"며 "남편과 둘이서만 가기 때문에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은 어딜 가나 남 눈치가 많이 보이는데 호텔은 그런 게 없으니까 편할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호텔이 많이 저렴해져서 큰 부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먼 곳으로 여행을 가기보다는 인근 호텔로 발걸음을 옮기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가족 및 지인들과 호텔에서 어울리며 수영·스파 등을 함께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 중 일부는 호텔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방에서 아예 나오지 않고 넷플릭스 등을 시청하는 등 고립감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급 호텔들은 하루 숙박비가 30~50만원에 달해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았으나, 최근에는 20·30세대에게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는 젊은층의 과시 욕구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취업준비생 이모(25)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호텔 객실을 예약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외출하는 일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취업 준비를 위해 집에서 공부만 하다 보니 점점 더 지쳐갔다"며 "마음 맞는 친구들과 호텔에서 조식 등을 먹으며 힐링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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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은 평균 두 달에 한 번꼴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지난해 12월 20·30세대 여행객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은 평균 두 달에 한 번 호캉스를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꼭 해외여행이 아니어도(62.5%),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60.5%) 여행에서 오는 행복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호캉스', '#호캉스그램'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있는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호텔 객실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호텔에서 1박 2일 푹 쉬고 가니까 행복하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지쳤던 일상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20·30세대 중 일부는 가족·지인들과 어울려 호텔을 즐기기보다는 홀로 호텔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콕족'(호텔에 콕 박혀있는 소비자)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호텔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안식을 얻는 것이다.


또 다른 직장인 오모(28)씨는 "지인들과 우르르 가기보다는 혼자 호텔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며 "지인들과 함께 가면 신경 써야 할 점이 많다. 누군가에게 신경을 쏟기보다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이어 "호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연락도 받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을 즐길 수 없게 된 젊은층이 대안책으로 호텔을 찾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여행을 가기 어려워졌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청년층이 일상의 생기를 되찾기 위해 호텔을 찾게 된 것"이라며 "또 젊은층의 과시욕구와도 연관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이 단조로워져서 SNS에 올릴 것이 없는데, '나는 특별하다'는 과시욕을 보이기 위해 호텔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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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텔이 과거보다 훨씬 저렴해졌다. 이전에 갈 수 없었던 고가의 호텔을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즐기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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