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뭘 먹여야 멀쩡한 아이가 혈변을" 안산 '집단식중독' 유치원 원장, 징역 5년
재판부 "범죄단체처럼 조직적, 지능적으로 저질러"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지난해 6월 유치원생을 포함해 약 90명이 집단식중독에 걸리는 사고를 발생시킨 경기 안산 한 사립유치원 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고 당시 식중독을 앓았던 일부 원생들은 용혈성 요독 증후군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는 등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2형사부(송중호 부장판사)는 18일 업무상과실치상,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치원 원장 A 씨에 대해 벌금 1000만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해당 유치원 영양사, 조리사에 대해 각각 징역 2년과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 등은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원아들에게 급식을 제공해 97명의 아동에게 피해를 주고,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 씨 등은 범죄단체처럼 조직적, 지능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A 씨의 개인적 이익에 대한 탐욕, 식자재 관리에 대한 무관심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와 영양사, 조리사 등 3명은 위생관리를 소홀히 해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급식을 제공, 원생들이 식중독에 걸리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사고 발생 후 역학조사에 나선 공무원들에게 새로 조리되거나 다른 날짜에 만든 보존식을 제출, 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6월16일, A 씨가 원장으로 있는 안산 한 사립유치원에 다니던 일부 원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호소하면서 벌어졌다.
당시 안산시 역학조사 결과, 원생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31명 중 14명은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 진단을 받고 투석 치료까지 받았다.
HUS는 지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고기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이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게 됐다. 이 병에 감염된 환자 가운데 절반 가량은 투석 치료를 필요로 할 만큼 신장 기능이 훼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학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려 '해당 유치원의 비리를 파헤쳐 달라'는 취지로 촉구하기도 했다.
자신을 "안산에 사는 5살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해 6월2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유치원을 다니며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을 때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다"며 "어떤 음식을 먹여야,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할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하더라"라며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을 뿐인데, 지금 아이들은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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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엄마가 미안하다. 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며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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