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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훈육과 아동학대의 차이 알고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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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우 경남대학교 법정대학 경찰학과 교수

김도우 경남대학교 법정대학 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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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의 정인이가 사망한 사건으로 사회가 공분에 휩싸였다. 특히 세 차례에 걸쳐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고, 외상이 심각함에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관련 기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정부의 아동학대 방지대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적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세간에 시선을 끄는 아동학대 사건(칠곡, 울산 아동학대 사망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4년 제정)’이 제정되고, 또 강화된 바 있다. 이번 ‘정인이 사망 사건’도 아동학대 관련 법령을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도 비판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지난 10년간 관련 법령의 제ㆍ개정에도 아동학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대 가해자들이 하나같이 ‘훈육’을 핑계 대는 것을 보면 법 개정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법 개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체벌, 그 자체로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가치관을 확립하고, 자신이 행위가 학대인지, 훈육인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양육 과정에서 신체적 체벌을 통한 훈육을 용인하는 가치관이 존재하는 한 아동학대는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비단 학대 가해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공무원조차 담당자의 가치관에 따라 아동학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법 개정과 함께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찾고 그 대안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부모에 의해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 학대 가해자도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인 경우가 더 많으며, 학대로 인한 사망과 중상해 등 중한 결과를 야기하는 비율도 어머니쪽이 더 높다. 이는 학대 가해자가 자녀에게 가지는 부정적인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부정적인 양육태도를 가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학대 가해자의 성별이 여성인 경우가 많음에도 이들을 위한 학대예방 프로그램이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내 자식 내 마음대로’ 정서도 문제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의 니즈(needs)나 취향과 상관없이 자신의 니즈와 목표에 따라 아동을 양육하려다 아동학대로 나아간다. 특히 자녀발달에 대한 부모의 역할인식이 확고할수록 정서적인 학대에서 강압적인 학대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욜로(YOLO)와 딩크(DINK)와 같이 부모나 부모역할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세대들이 나타나면서 통제하기 어려운 아동의 행동과 아동이 자신의 양육태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일 때 그것을 자신의 무지나 무관용에 돌리지 않고 아이의 탓으로만 돌려 아동학대로 나아간다.


결국 훈육과 학대를 구별하지 못하는 잘못된 양육 방식을 개선하고 감정 조절에 대해 부모에게 교육이 필요하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부모가 되기 위해서도 올바른 훈육 방법에 대한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


문 닫으면 가장 위험한 공간이 가정이다. 아동학대범죄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사법적 개입도 분위기 개선을 위한 우리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부터라도 아동학대는 범죄라는 명확한 인식을 갖고 어떤 경우라도 체벌 등 부절적한 훈육은 아동학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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