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안됩니다… 사라진 '자녀 징계권'
'징계권' 삭제한 민법 개정안, 8일 국회 본회의 통과… "체벌 금지는 근본적 규범"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제 부모는 '사랑의 매'라는 이유로 자녀를 체벌할 수 없다. 기존 민법 915조는 친권자가 아동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해 부모의 체벌을 합법화하는 규정으로 오인돼왔다. 아동을 부모의 소유물이나 훈육 대상으로 인식시킬 수 있고 훈육을 빙자한 아동학대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꾸준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그동안 부모의 자녀 체벌 근거로 여겨진 징계권 조항을 삭제한 민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법 915조에는 친권자가 양육자를 보호ㆍ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조항은 1958년 민법이 제정된 후 60년이 넘도록 유지됐다.
민법상 징계권은 자녀를 보호ㆍ교양하기 위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방법과 정도로 해석된다.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915조의 징계권 조항이 부모의 처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돼 왔다. 더욱이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이 조항은 시대착오적 유물이라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특히 훈육 목적에 기인한 체벌이 아동학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가해자가 학대행위에 대한 법적 방어수단으로 사용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징계권 해석에 따라 친권자가 아동을 체벌할 경우 감경되거나 무죄가 선고되는 '면죄부'가 되기도 했다. 아동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가하면 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지만 친권자 체벌인 경우 민법 915조가 정상참작 근거가 되는 셈이다. 국제사회에서 아동에 대한 체벌금지법 조항이 존재하는 데도 불구하고 한국을 '체벌허용국가'로 분류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지난해 4월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민법 915조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법무부는 이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해 8월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등을 거쳤다.
개정안을 보면 우선 제915조 징계권 조항을 삭제했다. 자녀에 대한 '필요한 징계' 부분을 삭제함으로써 자녀에 대한 체벌이 금지된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활용되고 있지 않은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 부분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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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 금지는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규범"이라며 "이번 개정법안 통과는 자녀에 대한 체벌과 아동 학대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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