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관계자 "환수 금액 확정 안한 것"…종전 입장 돌변
'예산 퍼주기 논란'에 "다른 지역보다 보조금 낮은 수준"
시민단체 "보조금 규모, '코로나 보상'아닌 평년 잣대여야"

"전면 운행정지" 들어먹혔나 … 경주시, 시내버스회사 '보조금 16억 환수'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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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임원 연봉 2배 인상 등 보조금을 부당 사용한 시내버스 업체에 대해 16억여원 환수 방침을 천명했던 경주시가 되레 다른 지자체보다 보조금을 적게 지급했다며 이를 유야무야하고 있다.


매년 평균 70억 안팎에서 올해에는 2배가 넘는 160억원을 보조금으로 시내버스 업체에 지급했다가 '예산 퍼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터여서, 경주시의 이같은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경주시는 28일에 이어 29일 시내버스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잇달아 내놨다.


28일 자료는 경주시의 시내버스 보조금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북도내 2020년도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현황'을 공개하면서, 버스 1대당 9700만원(전체 161억)을 지급한 경주시의 보조금이 도내 10개 시 가운데 8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29일에는 한발짝 나아가, 보조금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시내버스 정책을 전담할 '대중교통팀'을 신설하고, 범시민 대책기구인 가칭 '버스정책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경주시가 지난 11월27일 밝혔던 시내버스 업체의 보조금 부정 사용액 16억2500만원 환수 방침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버스정책자문위 구성 계획안은 이미 지난 14일 나왔던 사안이다.


최근 이같은 경주시의 태도 돌변은 지역 시내버스를 독점 운영하고 있는 업체에 또다시 발목이 잡힌 결과라는 게 지역 시민단체와 경제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시내버스 운영업체 ㈜새천년미소는 지난 11월25일 보도자료를 통해 "2년분의 결손분을 받지 못해 버스 운행이 전면 정지될 위기"라고 경주시를 공격하고 나섰다. 가족 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이 업체가 경주시에 받지 못한 결손분은 2018년 16억원, 2019년도 20억원 등 모두 36억여원이다.


결손(缺損)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서 생기는 금전상의 손실로, 경주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는 자동차운수사업법과 관련 조례 등에 따라 공익적 성격이 있는 시내버스 업체에 결손액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경주시가 버스운영사의 방만 경영 실태를 파악하고도, 땜질식으로 매년 해를 넘기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시내버스 운영사의 '운행 전면 정지' 엄포에, 이미 부정 사용한 보조금에 대한 환수 계획까지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주시는 관행이란 이유로 매년 보조금을 지급한 뒤 회계연도를 벗어나 결손 규모에 따라 일부를 회수하거나 추가 지급하는 바람에 지난해 초에는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주시의 이같은 갈팡질팡 보조금 지급 관행 속에서, 시내버스업체 '새천년미소'는 지방재정법에 전년도 발생한 업무 관련 비용을 올해 예산에서 집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올해 보조금으로 2019년 유류비, 차량유지비, 임차료 등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버스운영사에 대한 경주시의 재정지원금 실태조사에서는 이와 함께 대표이사 연봉을 지난해보다 1억2000만원 인상한 2억7600만원으로 책정하는 등 임원 급여를 최고 2배나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주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올해의 보조금 규모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각 지자체별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시내버스 보조금이 낮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조금을 편취하고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에 대해 사법기관에 고발하지 않고 '경고'에 그친 경주시가 환수조치까지 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이는 앞으로도 불법을 눈감아주겠다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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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 발표때) 환수 금액은 확정한 내용이 아니었다"면서 "(버스 운영사에서 요구하는) 결손금 지급 문제는 지난해 3월 법인 인수 과정과 연계돼 있는 만큼 더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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