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V 6개월 연장…코로나 재확산 + A급이하 회사채 만기도래 고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저신용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운영이 내년 7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됐다. 8월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SPV가 A등급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하는 효과를 냈고, 내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SPV를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우량채 매입 비중도 75%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SPV에 대한 대출실행 시간을 6개월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3일이던 매입기한은 7월13일까지로 늦춰진다.
24일 기준 SPV는 초기 조성액 3조원 중 2조5000억원(82.4%) 가량을 소진한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SPV가 A등급 스프레드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고, 9월 이후엔 A등급 회사채 발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 경쟁률 상승과 발행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A등급이하 비우량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 6조4000억원을 감안할 때 2조~3조원(차환물량의 50% 지원)의 추가적 자금 납입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이번에 SPV에서 우량채(AA) 매입 비중은 기존 30%에서 25%로 낮추고, 비우량채(A~BBB) 비중을 70%에서 75%로 확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는 대표적인 BBB급 발행사는 LS네트웍스, 두산인프라코어, 한진, 대한항공, AJ네트웍스 등이다.
정부와 한은 등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기업의 자금조달 원활화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했다.
SPV는 투자자금 일부만 조성하고, 이후 추가 수요에 따라 투자금을 집행하는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영된다. 10조원 규모로 조성된 SPV의 1차 실행 금액이 거의 소진됨에 따라 추가 매입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2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이 시행된다.
한은은 1차 선순위대출 1조7800억원과 동일한 금액을 집행하고, 산업은행도 2200억원 규모의 후순위대출을 실시한다. 2차 캐피탈콜은 전액 대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로써 1, 2차를 합쳐 총 5조원 규모의 SPV 자금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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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V는 지난 7월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 본부 논의를 거쳐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기업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고 자금시장 경색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은행, 한은이 설립한 기구다. 정부가 출자를 통해 위험흡수 재원을 지원하고, 한은이 대출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 산은은 실제 SPV를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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