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정피아' 논란에도…기대감 높은 보험업계
생,손보협회장에 보험개발원장까지 관료·정치인 출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연말 금융 유관기관장 인사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보험업계에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떠올랐다.
금융 관료나 거물급 정치인 출신이 올만한 자리가 아닌데도 요직을 차지했다며 '나눠먹기다', '낙하산이다'는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관가나 국회에 영향력을 가진, 인맥이 좋은 기관장의 출현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임 생명보험협회장에 정희수 전 보험연수원장이, 손해보험협회장에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보험연수원장에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이 나란히 선임됐다.
민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17·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다.
정 생보협회장도 3선 국회의원 출신이면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에서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 손보협회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거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았다.
"금융 공공성 회복하기 위해 관치금융 중단해야"
관료 출신은 퇴임 뒤 3년간 유관기관 재취업 때 인사혁신처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심사가 형식적이어서 관피아를 막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정치, 경제 분야에서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아왔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보험 분야에서 쌓은 경력은 미미하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는 "금융권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관치금융을 중단하고 관피아 대신 민간 전문가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관피아들이 금융권으로부터 자리를 챙겨 받는 대신 정부 로비 활동을 벌여 해결사가 되는 부당한 거래는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장 내년 3월부터 보험사와 법인대리점(GA), 설계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7월에는 보험설계사를 포함한 특수고용직에 대한 고용보험이 의무적용된다. 저능률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대량 퇴출이 우려되고 있다. 또 오는 2023년에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모든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관리에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관료, 정치인 출신 기관장이 제역할을 해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낙하산'을 타고 노골적으로 금융권 요직을 꿰차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능력 있는 관료 출신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입김으로부터 최대한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관료 출신 기관장들이 현안해결에 상당한 기여를 하기도 했다. 김용덕 전 손해보험협회장은 국제금융 경력을 살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미루기 위한 'IFRS 글로벌협의체' 구성에 기여했으며,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손해보험사들을 위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등에서 금융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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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험사 임원은 "예상하지 못한 인사"라면서도 "관치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재 보험업계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예"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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