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세재정연구원 발간 월간 재정포럼 12월호
류덕현 중앙대 교수 주장 "코로나19 상황에서 준칙 도입은 경기회복 지연시켜"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가 재정의 건전성 관리를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도입은 경기가 안정된 후에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한국의 국가채무 부담 능력은 감당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적극적 운용이 제약되는 준칙 도입은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덕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2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월간 재정포럼 12월호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부담 능력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37.2%이지만, 이 가운데 순수한 빚이라 볼 수 있는 일반회계 적자 상환용 국채로 환산한 국가채무비율은 21.2%"라고 분석했다.

류 교수에 따르면 국가채무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일반회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적자성 채무와 채무상환을 위한 별도의 재원 조성 없이 자체 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가 있는데, 지난해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 비중은 57 대 43이다. 그는 "채무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세입을 통한 이자 상환이 이뤄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 때 성립한다"며 "국가채무의 절대적인 규모를 좀 더 정교하고 치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채무 만기와 이자 비용 역시 양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류 교수는 "우리나라 국채 평균 만기가 지난 2015년 7.2년에서 2019년 9.7년으로 증가했으나 이는 최근 10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커지는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국가채무 가운데 잔존 만기가 1년 미만인 국채 비중은 7.3%, 1∼3년 미만은 19.4%였다. 반면 5∼10년은 23.5%, 10년 이상은 30.8%에 달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저금리로 인해 국가채무 이자 비용도 안정화하는 추세"라며 "국가채무가 큰 폭으로 증가하더라도 국채 이자 부담은 적어도 5년 정도의 중기적 시계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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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재정준칙 도입과 건전화 논의는 향후 경기 안정 및 성장세 회복 이후에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경제적 충격으로 대규모 재정적자를 수반하는 확장재정을 채택하는 상황에서 재정준칙은 경기의 완전한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며 "여러 국가에서 분식회계 등의 수법으로 재정준칙을 피해 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치적인 채무 상한선과 재정수지 적자 폭을 설정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것은 효과성이나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치적인 재정준칙보다는 현재 국가재정법상에 존재하는 여러 재정 제도를 통해 단기적으로 채무 증가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를 도입해 이를 '암묵적 재정준칙'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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