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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수능 해방' 수험생들 "논술 준비 해야죠"…코로나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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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수능' 끝난 수험생들 "후련해요"
일부 학교 수험생 귀가 지체…학부모 발동동
격리자 시험장은 인적 끊겨 생소한 풍경

[르포]'수능 해방' 수험생들 "논술 준비 해야죠"…코로나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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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공병선 수습기자, 류태민 수습기자, 김수환 수습기자]3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 정문. 시험 종료시간을 앞두고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던 학부모들이 삭풍을 피해 인근 편의점으로 몰렸다. 일부 학부모들은 스마트폰으로 올해 수능 난이도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초초한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 송명희(51·서울 용산구)씨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시험이 연기되고 하면서 아이가 부담을 많이 가졌다”면서 “정시로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날 전국 86개 시험지구 1383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12월 수능을 맞이한 49만여명의 수험생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시험을 치렀다.

수험생들은 이날 마스크 착용하고 책상 앞 가림막 등 낯선 환경에서 시험을 봤다. 학교가 아닌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수능을 치른 경우도 있었다. 낯선 환경에서 이뤄진 수능이지만 시험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과 그들의 부모들의 표정은 예년 수능과 다르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홀가분한 표정이 역력했고, 부모들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


◆“후련해요” 홀가분한 수험생들…일부 시험장 귀가 지체 =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선 시험이 끝난 지 30분이 지나도록 학생들이 나오지 않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왜 학생들이 나오지 않냐고 항의를 하며 잠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별도의 공지나 설명 없이 시험 종료 1시간이 지난 오후 5시30분께 학생들을 귀가 조치했다.


마침내 교문 밖으로 나온 학생들의 표정은 후련한 표정이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온 김문정(18·동덕여고 3)양은 “시험이 끝난 후 영문도 모르고 잠시 대기를 하느라 답답하긴 했지만, 시험이 끝나니 너무 홀가분하다”면서 “오늘은 일단 가족들이랑 맛있는거 먹고 쉬려고 한다”고 웃어보였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후 서울 개포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귀가하고 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후 서울 개포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귀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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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은 끝났지만 입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학생들도 있었다. 박수현(18·동덕여고 3)양은 “시험이 끝나 실컷 놀고 싶지만, 아직 논술시험이 남아 있다”면서 “오늘은 집에서 편하게 쉬겠지만, 앞으로 논술시험 준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신한빈(19)양은 “친구들과 집 주변에서 만나 가볍게 저녁을 먹을 생각”이라면서도 “아직 수시 전형이나 논술, 면접 등이 남아 있어 마지막까지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성적보다는 안전하게만”…학부모들 애타는 심정 =이날 개포고 앞에는 학부모 채현숙(57·서울 서초구)씨와 박미영(57·서울 서초구)씨는 이날 아이들이 개포고등학교 수험장으로 들어간 뒤에도 떠나지 못하고 하루종일 자리를 지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명을 오가면서 수험장에서의 감염이나 갑작스런 발열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채씨는 “아이들이 수능을 준비하면서도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마다 시험을 치를 수 있을지 불안해했다”면서 “아이들이 시험 문제 난이도가 어떨지, 실수할지 이런 것보다는 자신이 열이 올라서 코로나19 검사나 확정을 받을지 걱정하는 모습에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부모도 그 못지않게 애 태우며 1년을 보낸 것 같다. 어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수능 결과를 떠나서 아이들이 그냥 안전하게 수능을 잘 치르고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화여고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김은숙씨도 "올해 학교를 많이 못가서 친구도 못만나 딸이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수능 후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무조건 아이의 기분을 맞춰주겠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코로나19 방역이 중요한 만큼 "저녁엔 집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가격리자들은 따로 시험…생소한 풍경 이어진 수험장 =같은 시각 서울 마포구 경성고등학교 앞은 다른 곳과 달리 수능이 끝난 이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경성고는 일반 시험장이 아닌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별도의 시험장이다. 교문에 걸린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2시험지구 22시험장’이라는 현수막만 수능 시험장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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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성고에서는 단 10명의 수험생만이 시험을 치렀다. 방역조치를 위해 학교 출입은 오직 수험생과 보호자만 차량을 가져와야만 가능할 정도로 외부인과 수험생 및 가족의 접촉은 철저히 통제됐다. 이 때문에 다른 시험장과는 달리 아주 조용하고 적막한 분위기 속에 수능이 치러졌다. 교문 앞을 서성이며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도, 시험을 끝내고 밝은 표정으로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올해 수능의 경우 자가격리 대상 수험생들은 서울시의 경우 별도 시험장 22곳에서 수능 시험을 치렀다. 코로나19 확진자들도 서울의료원과 남산유스호스텔(생활치료센터) 등 2곳에서 별도로 시험을 치렀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공병선 수습기자 mydillon@asiae.co.kr
류태민 수습기자 right@asiae.co.kr
김수환 수습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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