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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52시간제·환율하락’ 中企 3대 악재

최종수정 2020.11.23 15:32 기사입력 2020.11.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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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 줄었는데 코로나에 수출길 여전히 막막, 주52시간제 코앞으로 다가와
“미국 수출 늘었지만 원자재 상승에 환율 하락으로 손익악화 전망”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며 장기화에 접어든 가운데 수출 제조기업의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환율 하락과 대규모 FTA 여파로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3중고가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며 장기화에 접어든 가운데 수출 제조기업의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환율 하락과 대규모 FTA 여파로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3중고가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산업용 검사ㆍ분석 장비 제조업체 '쎄크'는 올해 성과급 지급 없이 급여를 동결했다. 주요 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40% 줄어든 데다 국내 고객사 다수가 수출기업인 탓에 주문의 절반 이상이 유보 또는 취소됐기 때문이다. 김종현 쎄크 대표는 "해외수주가 막혀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자금경색에 대비하느라 성과급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위기를 기회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최근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김 대표는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불과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주52시간제 도입 때문이다. 김 대표는 "수출기업의 핵심은 성능, 가격, 납기인데 주52시간제 시행이 코앞이라 납기가 특히 유리했던 국내 제조기업에 타격이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기술 관련 분야 고급인력은 채용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납기를 맞추려면 연장근무는 필수적인 상황에서 주52시간제 도입은 현실적으로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20일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유압실린더 제조업체 A사 공장은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주문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공장 자동화 설비에 필수 부품으로 들어가는 특수 유압, 공기압 실린더를 제조하는 이 회사는 대형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제조설비 투자를 중단하거나 유보함에 따라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동남아로 수출하던 물량은 반토막 났다. 이 회사 박경진(가명) 대표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제반비용이 상승해 이윤이 줄어든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출이 30% 급감했다"며 "하반기 들어 매출을 조금 회복한 우리는 사정이 좋은 편이다. 같은 업종의 주변 기업은 이미 줄줄이 공장 문을 닫아 우리보고 오히려 성장했다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017년 9.0%였던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7%로 역성장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7년 7.6%에서 지난해 4.4%로 하락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올해 관련 지표는 더 악화했을 게 뻔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진행한 설문에서 중소기업의 39%는 '아직 주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주52시간 초과근로업체 83.9%가 제도도입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90.4%는 '계도기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주52시간 도입을 앞두고 제도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계속된 환율 하락으로 수출 중소기업에 지난 2분기와 3분기는 악몽 그 자체였다. 충북 증평에 있는 알루미늄 제조업체 B사는 코로나19 악재에도 미국 수출량을 월평균 15% 가량 늘렸지만, 동남아 수출량이 월평균 18% 감소하면서 전년과 비슷한 매출을 올렸다. 문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를 앞두고 중국 제품과의 경쟁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 회사 김주영(가명)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지는 반면 중국 제품의 동남아 진출이 더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올해 대비 10% 수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반면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해 오히려 손익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씨티은행 등은 미국 달러가 내년에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수출 중소기업이 영업 적자를 보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 원ㆍ달러 환율은 1118원이다. 최근 환율은 그보다 낮은 1100원 지지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더 가중될 전망이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데, 내년부터 주52시간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게 되면 생사에 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뿌리산업과 같이 잔업이 일상화 된 중소제조업의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에서 주52시간제 실시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 필요한 인력 확대, 추가 비용 부담의 증가 등으로 회사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적어도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때까지는 제도도입을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글로벌 통상문제 등 다양한 환경이 국내 전통 제조업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며 "RCEP과 같은 대형 FTA 체결로 내수 중심 중소기업의 위축이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고도화 등의 중소기업 현장에 맞는 혁신 정책이 정부를 중심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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