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왕융 베이징대 교수 "中·美 '일촉즉발' 모면…과거론 못 가"
'중국통' 바이든 관계 개선 기대
경쟁관계지만 협력 요소 다분
기후·감염병 분야 서로 도와야
미국의 적은 중국 아닌 러시아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공식 출범은 중ㆍ미 양국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중ㆍ미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다."
왕융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주임(센터장ㆍ사진)은 23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ㆍ중 관계를 이 같이 내다봤다. 일촉즉발과 같은 위태한 상황에서는 일단 벗어나겠지만 양국이 과거와 같은 우호적인 관계로 돌아가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는 중국의 외교정책을 자문하는 민간 싱크탱크로, 중국의 대외 외교관계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중국 정부에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왕 주임의 발언에는 기대와 긴장이 동시에 묻어났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념적으로 다르다"면서 "바이든과 민주당은 글로벌을 추구하는 미국 이익집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경쟁 관계이지만 동시에 많은 공동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양국 관계 개선의 한 가지 요인으로 거론했다. 특히 양국이 협력할 분야로는 기후변화와 감염병 분야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배경에 대해 중국의 급성장을 꼽은 만큼 양국 갈등의 구조적 개선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중국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최대 라이벌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ㆍ미 경쟁은 여러 분야, 특히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관계개선 실마리를 찾는 가운데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기본 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미국의 최대 위협 국가로 보고 있다"며 미국 차기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냉철히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되돌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만약 선거 결과가 바뀐다면 중ㆍ미간 외교가 단절될 수 있으며 심지어 전쟁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왕 주임은 "미국이 협력을 원하면 중국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 등 지정학적 측면에서의 중ㆍ미 경쟁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왕 주임은 "미국은 인도ㆍ태평양판 나토를 구상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패권주의 전략에 수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신냉전 전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의 신냉전 전략 실패 이유로 중국과 인도ㆍ태평양 주변 국가들과의 경제 관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인도ㆍ태평양 주변 국가들은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경제협력 국가"라면서 "인도ㆍ태평양 국가들은 인프라 개발과 경제발전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인도 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중정책에 반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왕 주임은 대만 문제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대만은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레드라인을 밟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각을 세웠다. 또 중국은 군사적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다. 왕 주임은 "미국이 대만 문제를 통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발전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미국 강경파들이 대만을 중국 압박용 카드로 사용하면 할수록 중국 인민들의 분노만 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왕 주임은 또 다른 뜨거운 감자인 홍콩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이익 측면에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홍콩은 미국 자본의 중국 대륙 진출 통로"라며 "홍콩의 국제금융센터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은 이미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홍콩은 중ㆍ미 양국의 공동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금융(자본)시장 개방 진위에 대한 질문에 왕 주임은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려면 자본시장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미국의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이 소극적 개방 전략을 취해왔지만 중국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개방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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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융(王勇) 베이징대 교수 약력 : 베이징대 법학(국제관계학) 학사, 동 대학원 국제관계학 석박사, 아시아태평양 국제정치위원회 객좌 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대ㆍ인디애나주립대학 초빙교수, 영국 셰필드대 정치경제학연구소 초빙 교수, 아시아개발은행 고문,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무역체제 글로벌 위원회 위원, 영국 국제전략연구회(IISS) 회원, 중국 외교부 당 간부학교 교수,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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