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바이든 최우선 과제서 배제된 北核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4가지 최우선 과제를 제시하자 미국 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새 미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에서 북한 핵문제가 빠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인수위의 선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 회복, 인종 평등, 기후변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전체 인구의 3%인 1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감염을 경험했고, 경제 상황은 불안불안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들불처럼 번져나간 반 인종차별 시위는 반 도널드 트럼프 연대로 이어지며 바이든 정권 탄생을 견인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폭염과 화재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새 미국 정부의 최우선 대책에 올려놓았다.
외교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모두 배제됐다. 이란도, 중국도 바이든 당선인에게는 시급함을 요하는 사안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미국 조야의 대북 전문가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반응을 소개했을 정도다.
바이든 당선인의 주요 과제들이 워낙 시급한 사안이다 보니 그 선택에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지만 트럼프 정부하에 무너진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국제적 메시지를 제시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시계를 12년 전으로 돌려보자.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 속에 당선한 버락 오바마 당시 당선인은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통해 24개 항목의 국내외 국정과제와 목표들을 거론하면서 한반도 관련 정책들을 언급했다.
당시 과제에는 미국이 대화에 나설 경우, 전 세계가 이란과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해결하려는 미국의 리더십 아래 결집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제거와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기 위해 외교정책을 활용할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달렸다. 이 내용대로라면 '전략적 인내'로 일관한 오바마 정부의 입장도 최초에는 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바마 정부가 금융위기 당시의 시급한 상황 속에서도 북한과 이란 핵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오바마 정부는 이후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발목이 잡혔다. 전략적 인내만 강조하다 오히려 핵개발을 위한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수에 대한 후회일까. 오마바 전 대통령은 이후 트럼프 당시 당선인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가장 큰 문제가 북한"이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인 만큼 100% 신뢰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미국의 대북 메시지로 인식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후 국정과제에서 강력한 미국의 군사력을 강조하며 북핵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수십 년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한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 문제의 시급함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내치에 함몰돼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자칫 어렵게 조성된 미국의 대화 기조가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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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방향이 어느 쪽이든 북한과의 협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이든 측에 전하고 설득해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이나 핵실험 발사에 기뻐하며 환호하는 모습이 전해진 뒤에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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