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바이든 시대' 대북정책…'클린턴 3기' 구상
韓美 민주당 정부 시절 '햇볕정책' 성과 재연 기대…강경화 외교부 장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임철영 기자, 김동표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 임기 중 '협력의 끈'을 유지하되 조 바이든 신임 정부 쪽과도 접촉면을 넓히는 형태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대비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고 통일부 역시 '햇볕정책'을 토대로 남북 관계를 진전시킨 '빌 클린턴 정부'의 좋은 기억을 재연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미 대통령 선거 직후라는 민감한 시기에 강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미동맹의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인식과 맞물려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오찬을 겸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 2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외교 당국 사이의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강 장관과 좋은 만남을 갖고 한반도 평화 유지와 관련된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힘은 인도ㆍ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관련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데 바이든 당선인 쪽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주목할 부분은 문재인 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버락 오바마 3기'가 아니라 '클린턴 3기'로 만들고자 한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양쪽 모두 민주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기억을 소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 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면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성격에는 차이가 있었다"면서 "반면 바이든 당선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햇볕 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이자 DJ를 진심으로 존경하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 시기에 북·미 관계가 오바마 3기, 즉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지만 오히려 클린턴 3기로 접근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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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00년 '북·미 공동코뮤니케'는 클린턴 2기 정부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부 장관과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상호 적대관계를 포기하고 경제 교류ㆍ협력을 확대하며 평화 체제 구축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북·미 공동코뮤니케를 발표한 바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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