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균형 발전 종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7월 김태년 원내대표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여당은 국회 이전을 세종 행정수도의 '완성'으로 보는 듯 하다. 야당과의 특위 없이 추진중 이어서 상당기간 논란이 예상되지만, 민주당은 우선 공을 쏘아올렸다. 그 완성을 향한 여당의 행보를 지켜보는 세종살이 11개월차의 심경은 복잡해진다.
세종은 분명 살기 좋은 곳이다. 구획이 정갈하고 길이 깨끗하며 대규모 호수공원과 국공립도서관, 수목원 등 가족친화적 시설과 최신식 쓰레기 집하시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자전거대여소 등이 잘 갖춰져 있다. 건물도, 집도, 도로도 새로 만든 참 예쁜 얼굴의 도시다.
그러나 누군가 이 곳을 '정착해' 일하기 좋은 도시라고 주장한다면, 개인적으로 그 의견을 수긍하기 어렵다. 세종 정착을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난관은 주거문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10월 39.22%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전셋값 상승률 역시 10개월 간 41.45%로 전국 1위다. 이 숫자에는 물론 '행정수도, 세종 천도'라는 호재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정부는 특별공급이라는 수단을 통해 신규 공급에 나설테지만 수요 대비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지금처럼 집 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논란과 부담이 불가피한 일이다. 게다가 공무원이 아니고서야 닿기 어려운 하늘의 '별'이다.
가격이 그나마 괜찮은 외곽에 집을 구해 자차로 출퇴근을 해보면 어떨까. 하지만 청사의 주차 사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하주차장은 어찌된 영문인지 한 번 들어가면 출차가 불가능에 가깝게 설계돼 '이용해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평가가 정설이다. 때문에 지상에서는 이중주차를 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청사관리본부와의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은? 세종의 이동 편의성 문제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지하철이 없고, 대로변에만 오가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는 도대체 왜 이 긴 이름을 따로 지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일반 버스와 외형 및 기능이 동일하다. 그 마저도 노선이 촘촘하지 않다. 택시라는 대안이 있기는 하지만 이 도시에서 KTX 오송역을 제외한 목적지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일은… 간단히 말해 환영받지 못한다.
세종역 신설이 어렵다는 현실은 이곳에 일터를 둔 사람들에게는 비극이다. 시는 오송역과 공주역에서 각각 22km 떨어진 금남면 발산리 일대에 KTX 세종역 건설을 추진하려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역갈등과 안전문제를 이유로 들며 '불가' 방침을 밝혔다. 각 부처의 정문에는 늘 시간에 쫓기는 공무원들을 태우기 위한 택시가 줄 서있는데, 오송역-청사 이동에 연간 쓰이는 주요 부처 공무원의 택시비가 집계 및 공개된다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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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보면 정부가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전국에 터를 닦은 혁신도시들은 비슷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여름 만난 한 울산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 관계자는 1인1실 관사가 없는 탓에 다른 직원과 각각 벽에 붙어 불편한 잠을 청한다고 토로했다. 지방 지사 전보가 잦기 때문에 배우자와 자녀들은 서울 집에 거주하고 있고, 따로 주거비를 들이기는 사정이 빠듯해 고민 끝에 찾은 최선이었다. 이 관사마저 제공이 곧 끝난다. 조만간 발표된다는 여당의 종합보고서에 이러한 생활인의 불편과 고생 위에 세워진 지역균형 발전이 과연 지속가능한지에 대한 답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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