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다시 '약자와의 동행' 행보…입법 성과로 이어질까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등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간담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정감사라는 원내 일정이 마무리되고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자 본격적인 당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보수정당이 소홀했던 사회적 약자를 챙기고 사회양극화 해결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인데, 입법 성과가 관건이다.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약자와의 동행'으로 귀결된다. 지난달 30일 고용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택배업 종사자들을 국회로 초청해 처우 개선을 약속했고, 지난 5일에는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출범시켰다. 10일에는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과 피해자 단체를 만나 산재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모두 보수정당이 외면해왔다는 평가를 받은 의제들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 초기부터 약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왔다. "우리사회의 그늘인 계층간 양극화와 빈곤격차의 문제해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당의 목표가 돼야 한다", "약자 편에 서서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으로 변모했을 때 미래 행동 반경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자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덜어내지 못하면 국민의힘에게 정권창출의 기회가 더이상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가 지난 6일 "사회양극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전혀 무시했기 때문에 2002년 대선에서 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인식을 뒷받침한다.
관건을 구호를 넘어 입법 성과를 이룰지 여부다. 지난 5일 출범시킨 약자와의 동행위는 더이상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만든 기구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접근하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많은 안을 내달라"고 당부했고, 김미애 특위원장은 "입법 활동으로 국민들에게 힘이 돼 드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현재 산재만 놓고봐도 국민의힘의 법안 발의 노력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 비해 더디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계기 삼아 화재·폭발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는 화재 위험이 높은 건축자재 사용을 금지하고, 도급 금지를 의무화한 박대수 의원의 법안이 사실상 전부다. 특수고용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은 현재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관심이 적었다는 방증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중요한건 법안 통과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다. 산재의 경우 예방·보호에 방점을 찍을지, 기업 처벌을 강조할지를 놓고 노조와 사용자측 그리고 여야 사이의 간극이 있고,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사용자측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이를 좁히는 과정에서 다시 사용자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그간의 노력도 무색해질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변화를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연대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해야한다. 진전된 입장을 갖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모든 정파, 국회에 들어와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 모두가 한 마음으로 제도 마련을 했으면 한다"고 초당적 대책 마련의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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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대재해방지 간담회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한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부 노력에도 산재가 줄지 않는 이유는 실질 권한을 가진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논의에서 끝나지 않고 법안이 통과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협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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