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이 한쪽 진영 서면 안돼" 황상무 앵커, KBS 떠난다
"KBS에 더 이상 제가 머물 공간 없다" 사의 표명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KBS 뉴스 9'을 진행했던 황상무(56) 앵커가 9일 KBS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황 앵커는 이날 KBS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한 글에서 "KBS에 더 이상은 제가 머물 공간이 없어졌다. 그래서 떠나고자 한다"고 사의를 밝혔다.
그는 "2005년 5월3일 피눈물을 삼키며 진행했던 아침뉴스가 생각난다. 불과 몇 시간 전, 어린 자식을 영안실에 놓고 돌아선 직후였다"라며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바쳤던 KBS였지만 이제 KBS에 대한 제 의탁을 접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지금 매일 욕지거리와 쌍소리, 악다구니로 해가 뜨고 지는 세상이 됐다"며 "말 그대로 온갖 말이 난무하는 사회다. 불행하게도 그 한 가운데에 KBS가 있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라며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황 앵커는 "조롱과 경멸, 능멸과 조소, 비아냥을 접고 배려와 존중, 예의와 염치, 정중한 말투를 되찾아야 한다"며 "그게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이유다. KBS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황 앵커는 지난 1991년 KBS에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통일부 기자를 거쳐 2002년부터 2007년까지 'KBS 뉴스광장' 진행자를 맡았다. KBS 뉴욕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2015년 1월부터 '뉴스9' 앵커로 활동했다. 지난 2018년 4월 양승동 KBS 사장 취임 이후 교체돼 현재는 라디오뉴스팀 소속이다.
황 앵커는 '뉴스9' 앵커로 근무하던 지난 2016년 'KBS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에 참여, KBS 기자협회를 상대로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당시 그는 "KBS 기자협회는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민주노총 산하 특정노조의 2중대라는 비판을 곱씹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에는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통해 양 사장의 대국민사과 및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18년 2월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소속 일부 기자들로부터 '앵커직을 내려놓으라'는 취지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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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새노조 소속 일부 기자들은 황 앵커를 두고 "구태와 적폐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황 앵커가) 30년 가까운 기자로서의 경력 가운데 일부라도 존중받고 싶다면 당장 앵커 자리에서 내려오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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