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디지털 뉴노멀]손태승 "디지털 혁신, 내부소통에서 나와"
④우리금융그룹
블루팀ㆍ레드팀 앞세워 소통부터 혁신
우리원뱅킹 고도화로 디지털화 가속
KT와 제휴 등으로 경쟁 우위 '초석'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인증절차가 여전히 복잡해요. 더 간소화해야 접근성이 높아집니다." "고객 입장에서 '나를 위한 서비스'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한 초개인화로 나아가야 해요." "금융사기 예방 같은, 기본에 충실한 시스템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7월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블루팀과 함께하는 디지털혁신 포럼'에서 '블루팀' 구성원들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향해 각종 의견을 쏟아냈다. 블루팀은 손 회장이 전(全) 그룹사의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ㆍDT)'을 촉진하기 위해 야심차게 출범시킨 젊은 조직이다. 그룹사 디지털 관련 과장급 직원 20여명으로 구성됐다. 혁신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개진을 목표로 한다.
예정했던 2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당시 포럼에서 손 회장은 동석한 임원들에게 '블루팀의 제안을 혁신과제에 적극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디지털도 결국 사람이 중심인 만큼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와 차별화된 미래가치를 제공하는 디지털혁신을 함께 만들어 디지털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그룹 '디지털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DT를 진두지휘하는 손 회장은 '디지털 우선, 모든 것을 바꾸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런 그가 역점을 두는 건 블루팀과의 '대토론'처럼 내부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시ㆍ공간의 제약도, 성역도 없는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룹 내부에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소통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는 원칙이 바탕이다.
이런 손 회장이 지난달 새롭게 띄운 또 다른 조직이 있다. 이번엔 '레드팀'이다. 주요 그룹사 디지털ㆍIT 부문 실무 담당자로 구성된 팀으로, '반대의견 제기'가 목적이라는 게 특기할 만하다. 손 회장이 이 조직에 투영한 가치는 '올바른 결정은 반대되는 의견의 충돌에서 생성된다'는 것.
그는 레드팀을 향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의견의 일치가 아니라 불일치"라면서 "만장일치로 찬성된 안건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일방향으로 흐르는 조직 논리에 대응해 상반된 관점에서 오류를 제거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고민해달라는 것이다.
레드팀은 매주 개최되는 디지털혁신위 소위원회의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정제된 보고서가 아닌 자유로운 목소리를 통해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금융은 조직의 체질 자체를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우리은행의 DT 강화를 전담하는 DT추진단을 신설했고, DT추진단 내에 인공지능(AI)사업부를 신설해 AI 기반 신기술의 은행 사업 적용방안을 연구토록 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ㆍ추진하는 특공대 성격의 액트(ACTㆍActive Core Team) 체계도 도입했다.
은행권의 디지털 혁신은 모바일 뱅킹 시스템, 특히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집약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기존의 모바일뱅킹 '원터치'를 '우리은행(W)이 모바일 금융시장의 새시대를 연다(ON)'는 뜻의 '우리원(WON)뱅킹'으로 리뉴얼한 이래 원통장ㆍ원적금ㆍ원예금ㆍ원신용대출 등 모바일 특화상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나아가 ▲원뱅킹 기능 고도화를 통한 채널 경쟁력 강화 ▲빅데이터 기반 고객별 채널 선호도 및 맞춤상품 정보제공 등을 통한 대면-비대면 통합 마케팅 ▲지속 방문형 금융상품ㆍ서비스 출시 및 플랫폼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비대면 마케팅 강화 등을 하반기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아울러 우리원뱅킹의 글로벌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 3월 출시한 우리원뱅킹 글로벌 버전 '우리원뱅킹 베트남'이 일례다. 국내 최대 수준인 우리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26개국 478개ㆍ올해 9월 기준)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및 현지 금융당국의 디지털금융 활성화 정책 시행 등으로 디지털금융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 및 방글라데시 등 우리은행 진출 국가에 '글로벌 우리원뱅킹'서비스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의 활성화, '데이터3법' 등에 따른 '데이터금융'의 확대 또한 우리금융이 직면한 도전이다. 핀테크(금융기술) 기업과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 등의 혁신서비스 출시로 금융그룹간, 금융그룹-핀ㆍ빅테크 간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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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ICT과 관련한 KT와의 전사적 업무협약으로 '데이터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KT와의 합작회사 설립, 공동인증체계 도입 등의 신사업을 추진, 디지털ㆍ데이터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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