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정부가 지난달 30일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 선점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친환경차 보급 목표 대비 수요 부족, 상용차를 포함한 다양한 미래 차종의 출시 지연, 그리고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대비 지연 등의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번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방안에는 충전과 주차 인프라 확충, 전기 동력차의 내연 기관차와의 동등한 가격 경쟁력 확보 지원, 자율주행 인프라 확충과 제도 혁신, 부품사의 미래차 생태계 전환 등 어려움을 없앨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전동화 차량과 관련해서는 2025년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수요 창출과 충전 인프라 구축 방안, 자율주행차의 경우 2022년 레벨3와 2024년에 레벨4 상용화를 위한 전략 마련이 돋보인다.
부품 기업 1000개를 미래차 부품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 미래차시장의 글로벌 성장 추세와 중국의 부상을 고려한다면 이번 대책 마련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친환경차시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지난 6월까지 글로벌 자동차시장 판매는 28% 줄었으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시장은 14% 감소에 그쳤다. 특히 유럽에선 전체 시장이 39.5% 감소한 반면, 전기차시장은 60.8% 증가세를 나타냈다.
현재 미래차 산업은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며, 완성차는 물론 부품 산업 전반의 준비가 미흡한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보인다. 무엇보다 시장 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때까지는 규제보다는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보조금을 축소하고 친환경차 판매 의무제로 전환하자 전기차시장이 바로 침체에 빠졌던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정부의 지속적 보조금 지원 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고가 차량보다는 저가 차량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정부 보조금은 기후변화 대응 수단이라는 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으며, 저가 차량에 대한 보조금은 차량 가격 인하 효과가 크기에 시장 수요 확대에도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산업 발전으로 국산 친환경차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국내 친환경차 보급도 순조롭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수입차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일자리뿐 아니라 친환경차 보급이 외국 기업들에 의해 좌우되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환경 개선을 위협할 수 있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환경 개선에 대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부품 업체들의 미래차 전환 정책도 정교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설문에 따르면, 미래차 부품으로 전환한 업체들은 17.8%만이 수익을 내고 있고, 시제품과 설비 투자 비용은 회사가 대부분 부담하면서 자금 조달 애로를 겪고 있다. 이번 전략에 사업 재편 연구개발(R&D) 신설과 사업 재편 지원펀드 조성 등이 마련된 것은 이 같은 점에서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많은 부품 업체가 정보 부족으로 미래차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000여개의 부품 업체 모두가 궁극적으로 미래차 업체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시도를 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며 특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 인력풀을 구성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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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시대는 어느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 도달하기 어렵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기업으로 구성된 시스템 산업이기에 더욱 그렇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의 협력과 상생은 물론,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 소통과 협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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