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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공무원" 불안한 취업시장에 '공시족' 택하는 취준생[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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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공시족' 증가…대학생·취준생 37.4% "공무원 준비"
전문가 "공시생, 상대적 박탈감 호소할 수 있어 우려"

한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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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특별한 꿈이 없어 안정적인 공무원을 택했습니다.", "노후 보장이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죠."

최근 취업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이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택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타 직업에 비해 공무원이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데다 풍부한 연금으로 노후까지 보장된다는 인식에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공시생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각종 압박감에 시달리다 못한 공시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데 있다. 전문가는 공시 경쟁률이 높아짐에 따라 공시생들의 심리적 압박감 또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공시생을 택한 젊은층은 적지 않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1962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 '공시준비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취준생) 10명 중 약 4명에 이르는 37.4%가 '현재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절반에 가까운 수준인 48.4%가 '앞으로 공시를 준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즉, 대학생 및 취준생들의 공무원 취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셈이다.


대학생 김모(24)씨도 대학교 졸업 이후 공무원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별다른 꿈이 없어서 졸업하고 공무원을 준비하려고 한다. 이미 지인들 중에서도 학교를 휴학하고 공무원 준비를 하러 노량진으로 간 사람들이 많다"면서 "저 또한 졸업하고 나면 바로 공무원 학원에 다닐 예정이다. 마땅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보니 안정적인 공무원을 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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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의 공무원 선호 현상은 관련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직군별로 다르지만, 최소 수십에서 높게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치러진 2020년도 지방공무원 7급 공개경쟁 임용시험에도 3만939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69.7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공시에 합격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초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한국의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한국에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하버드대 입학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LA타임스는 아시아 4대 경제 강국인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처럼 공무원시험으로 몰리는 것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다 수출 산업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해당 매체는 2018년 한 공시에 20만 명 넘는 응시자가 몰린 사례를 전하면서 "이 시험의 합격률은 2.4%로 하버드대의 2018년 합격률 4.59%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공시생들 사이에서 '합격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신을 공시생이라고 밝힌 이모(25)씨는 "공무원을 준비한 지 1년이 됐는데, 합격이 쉽지 않다"면서 "대학 졸업장이 있어도 요즘 같은 상황에 취업이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고, 취업하더라도 불안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지 않나. 그래서 공무원을 택한 건데 언제 합격할지 모르니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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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험에 낙방한 공시생들이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함께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다는 데 있다. 또 공시 준비 기간이 늘어날수록 경제적 부담 또한 커지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7년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생의 월평균 지출액은 83만6000원에 달했다. 여기에 주거비까지 더하면 공시생들의 월평균 지출은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심리적 압박감에 견디다 못한 공시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2018년 6월 경기도 용인 한 공터에서는 공시생 A(당시 2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2017년 4월에도 충북 청주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20대 남성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4년째 준비해온 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뒤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가던 길이었다.


전문가는 공시 경쟁률이 높아지다 보니 공시생들의 심리적 압박감 또한 덩달아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층이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다 보니 공무원을 향한 선호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또 최근 들어서는 경제 상황이 악화되다 보니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공시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공시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좌절감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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