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이주열 총재 발언 속뜻은…"재정준칙안 변화 필요"
코로나19 상황에선 유연성 필요하지만
위기 이후 단순성, 강제성 필요하다는 것 강조
현재 재정준칙 산식 지나치게 복잡하고
위기 이후 단순한 정책으로 총량규제 필요하다는 뜻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재정준칙에 대한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그 속 뜻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재정준칙의 조건을 언급했다고 하지만, 이 총재가 강조한 요소들을 짚어보면 현재 재정준칙안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3일 한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이 총재의 발언은 재정준칙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준칙으로서 엄격함과 위기대처를 위한 유연함을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앞서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재정준칙 설정시 주요 요소로 단순성ㆍ강제성ㆍ유연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이 발언은 재정준칙의 필요성 자체에는 동의하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현재로선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 산식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은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내놓은 한국형 재정준칙 공식은 '[(국가채무비율/60%)×(통합재정수지 비율/-3%)]≤1.0'이다. 이 경우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2% 정도로 줄이기만 하면 국가채무비율은 90%까지 늘릴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1%로 줄이면 국가채무비율은 180%까지 늘려도 재정준칙을 지킨 셈이 된다. 재정준칙을 도입한 다른 국가들에선 복잡한 공식 대신, 지출ㆍ수지ㆍ채무준칙 중 하나를 정해 '단순하게' 총량을 규제하는 방식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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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 총재의 재정준칙 발언이 권한 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한은법 제4조(정부 정책과의 조화 등), 제15조(총재의 권한과 의무) 등을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ㆍ독일 등 중앙은행 총재도 재정에 대한 입장표명을 이어왔다. 한편 정부는 재정준칙에 대해 입장을 바꾸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감에서 재정준칙을 법제화하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있을 수 있다면서 도입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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