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G7국 유일…'경영권 방어수단'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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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안되면 차등의결권 등 최소 대비책이라도 있어야"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정부와 여당이 재검토하고 있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대주주 3% 의결권 제한제도'는 국회에 계류된 기업규제 3법(상법ㆍ공정거래법ㆍ금융감독법) 중 경제계가 가장 우려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기업 감사의 독립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추진됐지만, 투기 자본의 악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더 큰 문제는 투기 자본 공격 시 방어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데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51%라도 감사 선임에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단 3%밖에 안 되는데, 투기 자본이 3% 룰을 활용해 지분 쪼개기를 한다면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게 된다. 감사위원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핵심이사로 기업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다. 투기자본과 같은 적대적 외부세력의 경영권 공격 및 기업 이사회 진출을 만들어주는 공식 통로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 법안 자체의 폐기가 불가피하다는 게 경제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감사위원은 이사회의 핵심인사로 외부 인사가 임명된다면 이사회 자체의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기업이 잘못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원천적이고 사전적인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은 주식회사의 경영권이 헤지펀드 등에 침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권의 본질적 침해라는 근본적 문제도 있다"며 "이 때문에 전경련은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려는 규제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한국경제연구원장)도 아시아경제와 만나 "다중대표 소송제는 기업 입장에서 소송 남발에 따른 법무와 비용 부담을 감내할 수 있지만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대응할 방법이 없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라면서 폐기가 불가피함을 시사한 바 있다.


경제계는 만약 폐기하기 힘들다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과 '의결권 제한 적용 배제' 등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하는 경우에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 ▲보유한 주식의 수량이나 비율에 관계없이 기업의 주요한 경영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등의 제도를 최소한 한 가지 이상 운영해 경영권을 보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 같은 방법이 전무하다.

이 중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의 경우 20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 정갑윤ㆍ윤상직ㆍ권성동 의원이 각각 상법개정안 발의를 통해 도입 논의가 이뤄졌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경제계는 이 중에서도 차등의결권을 적대적 M&A 세력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책으로 꼽는다. 차등의결권은 적대적 M&A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 가운데 하나로서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효과적 수단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도입 중인데 포드자동차의 경우 창업주의 지분은 7%이지만 차등의결권에 따라 40%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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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하기 힘들다면 '3% 룰 적용 배제' 규정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영석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혁신 팀장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꼭 도입해야겠다면 투기펀드 등이 주주 제안을 통해 이사회에 진출하려고 시도할 경우만이라도 대주주 의결권 3% 룰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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