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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16년 맨부커 수상자인 한강 소설가(사진)가 과도적인 단계로 완전 도서정가제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행 도서정가제의 완화·폐지가 아니라 강화를 주장한 것이다.


한강 작가는 지난 6일 한국출판인회의 대강당에서 열린 도서정가제 개선을 주제로 한 토론 중 "승자 독식이 아니라 작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체제로 갈 수 있게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점진적인 도서정가제의 강화를 주장했다.

한강 작가는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최근 들어 동네서점이 많이 늘고 있다며 동네서점을 보호해야 출판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점이 많이 없어졌다가 도서정가제와 함께 다시 생겨났다.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막 늘고 있다. 동네서점은 주인이 매대나 책장에 대한 자율권을 갖는다. 큰 서점에서는 대가를 매개로 책이 좋은 자리에 진열되는데 동네서점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주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좋은 자리에 배치한다. 그러니 아주 작은 출판사에서 만든 책도,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도 좋은 자리에 놓여 손님들이 볼 수 있다. 그런 기회를 동네서점에서 얻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책들이 아주 많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책을 읽는 시간도 늘고 책도 다양해진다."

한강 작가는 작가가 아닌 독자로서 책의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도서정가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할 경우 독자들이 얻는 이득은 아주 짧은 순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도서정가제가 완화 혹은 폐지되면 재고를 쌓아놓은 큰 서점들은 많이 처분할 수 있다. 독자들은 책을 싼 값에 구매할 수 있고 금전적으로 이득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출판사들을 잃고 태어날 수 있었던 많은 책들이 죽임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최대 피해자는 독자들이다. 저의 첫 번째 정체성은 작가가 아니라 독자다. 그래서 도서정가제에 대해 작가로서보다 독자로서 염려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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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는 "도서정가제가 개악됐을 경우 이익을 보거나 뭔가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소수이며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주로 작은 사람들, 출발선에 선 창작자들, 작은 플랫폼을 가진 사람들, 자본이나 상업성 너머의 것을 고민하고 시도하고 모색하는 사람들, 그렇게 모색된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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