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차벽, 한글날에도 등장하나…기본권 침해 논란
코로나19 VS 집회의 자유...광화문 차벽 논란
보수단체 "한글날 집회 강행"…경찰 "개천절처럼 강경 대응"
전문가 "원천봉쇄, 기본권 침해...수칙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천절 집회 예정 장소로 알려진 서울 광화문 광장 주변에 차벽을 세워 집회를 원천봉쇄,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가 오는 9일 한글날에도 도심 집회를 예고해 이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집회 원천 봉쇄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정부는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광화문 차벽 봉쇄에 "코로나 계엄령", "민주주의 퇴보" 비판
개천절인 지난 3일 보수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신고하자 정부는 광화문 광장 일대를 차벽으로 차단하고 주요 도심 일대에 경력을 대거 투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검문소 90개소를 설치하고 8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했다.
또한, 법원이 9대 이하 차량 시위만 허용한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 시위'도 철저한 통제 속에 진행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뭐가 두려워 막대한 경찰력과 버스를 동원해 도시 한복판을 요새화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민주주의가 발전은커녕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에 나와서 시민과 기탄없이 대화하겠다고 선거 과정에서 말하지 않았느냐"며 "문 대통령은 나와서 국민의 말을 듣고 잘못된 것을 고치려 하지 않고 경찰을 앞세워 철통같은 산성을 쌓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광장을 경찰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을 슬프게 했다"며 "사실상 코로나19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보수단체, 한글날 또 대규모집회 신고...집회 결사의 자유 침해
이런 가운데 개천절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추진했던 보수단체들은 오는 9~10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참가자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며 경찰에 집회 신고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대해 집회 장소에 2m 이상의 거리를 확보해 의자 1000개씩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의료진, 질서유지인 등을 배치할 방침이다.
최인식 8·15집회 참가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의 폭압에 맞서는 길은 그나마 집회 결사의 자유를 통해서 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 다시 한글날 집회 신고를 하게 됐다"며 "집회에서도 법에 따라 방역수칙 등을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 경찰 "한글날도 필요하면 차벽설치"...과도한 기본권 침해 논란
서울시와 경찰은 한글날 집회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경찰과 함께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같은 날 "개천절 차벽 설치 등 조치는 불가피했다"며 "한글날에도 불법 집회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글날 집회도 철제 울타리를 9000개를 동원했던 개천절 때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라는 이유에서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경찰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대응 방침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경찰은 방역이라는 제약 조건에서도 집회·시위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는 최대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정부에서는 이를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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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생명권이 기본권보다 우선이라는 것인데 지금보다 확산세가 심각한 때에도 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원천봉쇄는 명백한 기본권 침해다"라며 "발열 체크, 좌석 배치, 밀집도 조절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감염병을 예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 해당 집회에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지 확인하면 된다. 이를 어기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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