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계도 기간 거쳐 11월13일부터 과태료 부과
전문가 "마스크 착용률 높은 상황에서 과도한 조처"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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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인제 와서 과태료 부과는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단속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정부가 다음달 13일부터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최고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과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는 마스크 착용률이 높은 상황에서 과태료 정책은 시민들의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단속은 금연구역에서 흡연 과태료 부과와 같은 방식처럼 여기저기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위반행위를 적발할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우선 지도하고 불이행 시 절차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정된 지침은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30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11월13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은 거리두기 단계와 시설의 위험도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 거리두기 1단계 이상일 때는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2개 시설이 마스크 의무 착용 대상이 된다.


거리두기 2단계 시 ▲300인 이하 학원(9인 이하 교습소 제외) ▲오락실 ▲일정 규모 이상 일반음식점(150㎡ 이상) ▲워터파크 ▲종교시설 ▲실내 결혼식장 ▲공연장 ▲영화관 ▲목욕탕·사우나 ▲실내 체육시설 ▲멀티방·DVD방 ▲장례식장 ▲PC방 등까지 포함된다.


특히, 코와 입을 모두 가렸더라도 비말 차단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망사형 마스크와 날숨 시 감염원 배출 우려가 있는 밸브형 마스크, 스카프 등 옷가지는 마스크로 인정되지 않는다.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지 않은 이른바 '턱스크'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다만 만 14세 미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벗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이나 마스크 착용 시 호흡이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가진 사람은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가 오는 1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혼선 방지를 위해 30일간 계도기간을 두고 다음 달 13일부터 이를 위반하면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혼선 방지를 위해 30일간 계도기간을 두고 다음 달 13일부터 이를 위반하면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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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과태료 부과 조치에 각종 예외 규정이 많아 사실상 단속이 애매하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계속 미착용했던 것도 아닌데 이런 조치를 갑자기 왜 하는지 의문"이라며 "또 마스크를 미착용한 시민들을 제대로 적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턱스크'를 계속했다가 갑자기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면 어떻게 적발할 거냐"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세면이나 음식 섭취, 의료행위(수술 등)를 할 때와 수영장 등 물속이나 목욕탕 안에 있는 경우, 신원 확인 등으로 얼굴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에서도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 중일 때에는 마스크 미착용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셈이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5)씨는 "과태료 부과 조치에 찬성한다"면서도 "정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식당가로 몰려가 식사를 하는데, 그럴 경우 마스크 미착용자를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당초 지난 5월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됐으나, 제재를 운전자에게만 맡겨 놓은 탓에 마스크 착용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운전자는 이 조치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승차를 제한하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운전자와 승객 간의 시비가 붙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 5월 이후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운행을 방해한 사유 등으로 기소된 건수가 43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월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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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이번 조치 또한 단속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지도·점검하면서 각 시설 이용자나 종사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마스크 미착용자들을 적발하려다가 사건·사고가 더 많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면서 "또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자기는 제대로 착용했다고 발뺌할 경우는 어떻게 하냐"고 우려했다.


전문가는 마스크 착용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마스크를 국민들이 잘 착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과태료 부과'라는 조치까지 해야 하나 싶다"면서 "마스크 착용률이 떨어지고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이런 조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이미 국민들이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상황에서 이런 지침은 과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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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과태료 부과 조치로 인해 확진자가 더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 조치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국민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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