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으로 전락한 항공유…생산 40% 줄여도 원유보다 싸
코로나19 영향…항공 수요 급감
8월 생산량 전년比 42.5% ↓
높은 마진 옛 말…브렌트유보다 싸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정유업계의 알짜 수익원으로 꼽혔던 항공유가 '계륵'으로 전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항공 수요 급감에 정유업계가 항공유 생산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 절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 정유업계가 생산한 항공유(내수+수출)는 916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1593만6000배럴) 대비 42.5% 감소한 규모다.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사태 후 세계 각국이 해외 입국자를 거부하자 지난 3월부터 항공유 생산량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항공유 생산량은 8407만6000배럴로, 전년 동기(1억1539만7000배럴) 보다 27.1% 줄었다.
수요절벽에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유는 일반적으로 다른 석유제품보다 마진이 높았으나 코로나19 사태 후 수요가 확 줄면서 원유와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국제 항공유(등유) 가격은 39.2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39.27달러)보다 싸고 두바이유(38.62달러), WTI(37.05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유를 팔아도 돈이 안 된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정유업계의 항공유 판매 가격도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SK인천석유화학)과 에쓰오일의 항공유 평균 판매 가격은 각각 배럴당 5만7489원, 5만3807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41% 하락한 금액이다.
그렇다고 정유업계가 항공유 생산을 아예 중단할 수도 없다. 원유 정제 특성 상 일정 규모 이상의 항공유를 생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원유를 정제할 때 항공유 생산을 최소화하거나 생산된 항공유를 중유와 섞어 파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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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항공유 소비량이 월 평균 200만배럴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판매량이 많고 마진도 좋았다"며 "이제는 단가도 떨어지고, 중유와 섞어 판매하는 디젤 마진도 낮아지면서 항공유는 '계륵'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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