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공정경제 3법, 기업 경영에 부당한 간섭 허용하는 격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소위 공정경제 3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상법의 경우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 도입 및 선임ㆍ해임 규정 개정, 공정거래법의 경우 사익편취 규제 강화, 지주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등 기업집단 규율법제 개정, 금융그룹감독법의 경우 자산 5조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비(非)지주 금융그룹을 감독 대상으로 지정, 위험 관리 체계 구축, 자본 적정성 점검 등 금융그룹 감독 방안 마련을 내용으로 한다. 상법과 공정거래법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재계는 이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상법개정안은 주주의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하는 것(제406조의2)을 소수주주권(100분의1 이상의 주주)으로 규정하면서 자회사이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다중대표소송은 완전 모자회사 관계인 경우에만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주체에 문제가 있을 뿐 그 외의 경우에는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경영권 방어 수단이 거의 없다시피 한 국내의 경우에는 모회사의 소수주주권을 취득한 뒤에 그 자회사에 대해서도 다중대표소송을 통해 확장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에 부당한 간섭을 허용하는 것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의 경우에도 KT&G에 대한 경영권 공격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것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여부는 정관자치에 맡길 사항으로 법으로 정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감사 선임 시 3% 의결권 제한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제도이며, 단순 3% 외에 합산 3% 제도까지 있어 대주주의 경영권 행사에 제한을 가한다. 외국계 펀드의 공격에 취약한 상황에서 이런 제도의 도입은 국내 회사에 대한 역차별이 될 것이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이미 여러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특히 재계는 내부거래 규제 확대가 지주회사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지주회사는 본질적으로 다른 회사 지배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이며 지주회사의 비상장 자회사는 규제 대상에 자동적으로 편입될 수밖에 없다. 지주회사에 속한 계열사 간의 거래는 내부거래 규제의 예외로 인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도 입법 취지에 수긍하는 면이 있다고 해도 기존의 출연주식에 대해서는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을 소급해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법 시행 이후 출연받은 주식에만 적용해야 한다. 소급 적용은 재산권의 과도한 침해다. 의결권 제한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공익법인의 활동을 평가하고 적정 인증을 받은 경우에 한해서 의결권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를 해야 맞다. 공익법인에 대해 일률적으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한 제도 설계로 보기 어렵다.
금융그룹감독법의 경우 시장 상황의 급변으로 인한 위기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금융감독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에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기존의 경제 및 금융 환경과 조화롭게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적응하려면 기업으로서는 자원과 비용이 뒤따른다.
위기 대응만으로도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에 따르기 위해 추가로 자원을 소비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점이 있다. 금융그룹의 경우 업무 형태 및 사업 단위의 비중, 지배구조가 표준화된 금융지주 체계보다 다양하게 존재한다. 개정법은 은행, 보험, 금융투자 간의 규제 수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은행이나 보험과 기타 금융사는 고객과 투자자산의 특성을 감안, 구별돼야 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최승재 최신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