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정부, 꼬리 길면 밟힌다"…전방위적 압박에 '벼랑 끝'
전광훈, 퇴원 당일 기자회견 이어 3일 입장문 발표
경찰, 퇴원하자마자 사택 등 4곳 압수수색
보석 취소 판단도 조만간 내려질듯
서울시는 구상권 청구 방침…인근 상인들도 집단 손해배상청구
교계서도 퇴출 움직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퇴원하자마자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방역 조치를 '사기극'이라고 표현한데 이어 바로 다음날인 3일에도 정부가 방역 실패의 책임을 교회에 돌리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전 목사는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국가가 특정 국민과 특정 집단에게 모든 잘못을 돌리고 국민에게 분풀이의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행위는 결코 길게 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단행된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전 목사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저를 전광훈씨로 지칭하여 모욕을 준 것이나 그 직후에 저의 사택을 압수수색 하기위해 경찰차 10여 대가 총출동하는 것은 저 개인이 감당하면 그만"이라며 "그러나 어제 제가 문 대통령에게 대국민 해명과 사과를 해달라고 요구한 부분은 우리가 다음 세대까지 물려줘야 할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방역을 거부한 적 없으며 방역을 방해한 적은 더더욱 없다. 마치 사랑제일교회가 퍼뜨린 확진자가 1000명이 넘고 이들이 지금의 코로나19 감염 주범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 단 한 가지도 동의하지 못한다"며 "그것이야 말로 가짜 뉴스이자 허위사실 유포의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이 나라 대한민국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북한과의 연방제 국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온 국민 앞에 확실히 밝히고 약속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강연재 변호사도 "저희에게 적반하장이라는 앵무새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저희가 적반하장인지 문재인 대통령이 적반하장인지는 사실을 가지고 확인을 해보면 된다"면서 "특정 집단을 주범으로 몰면서 서서히 끝내는 반복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매일 발표하는 신규확진자 수를 비롯해 사랑제일교회발(發) 누적 확진자 수 집계 근거가 담긴 자료 등을 공개하라고도 요구했다.
전 목사 퇴원과 동시에 방역 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은 2일 2시간여에 걸쳐 전 목사의 사택 등 교회 관련 시설 4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2일 신도 명단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에 이은 두 번째 강제수사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전 목사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전 목사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교인 등 조사대상 명단을 제출하면서 일부를 누락ㆍ은폐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를 받는다. 방역당국의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혐의도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당장 보석 취소 요구도 쏟아지는 상황이다. 최인호 더불어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광훈 목사의 비이성적이며 몰상식적인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지난 16일 검찰이 전 목사에 대해 보석 취소를 청구했는데 법원의 신속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석 취소에 대한 판단을 법원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재판부에 신속한 보석 취소 판단을 촉구했다.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전 목사의 보석을 법원이 직권으로 취소하는 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마스크를 올려 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보석 취소 결정권을 쥔 서울중앙지법은 전 목사가 퇴원함에 따라 조만간 재수감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3월 구속기소 됐다가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초 검찰은 전 목사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는 등 보석 조건을 어겼다며 지난달 16일 보석 취소를 신청했다. 그러나 신청 이튿날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퇴원 전까지 보석 취소 여부에 대한 판단도 늦춰져왔다.
서울시의 구상권 청구 예고도 사랑제일교회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른 책임범위와 배상액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초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건강보험공단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진료비 가운데 공단이 부담한 약 55억원에 대해 구상금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인근 상인들까지 방역 비협조로 손실을 봤다며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개신교계에서도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주요 개신교 교단들의 정기총회가 예정돼있는데 이 자리에서 전 목사에 대한 이단 판정 건이 다뤄질 전망이다.
이처럼 사랑제일교회를 둘러싸고 정부와 정치권, 교계 등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이 거듭되면서 전광훈 목사는 점점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원 당일 곧바로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부의 방역 실패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 국민적 표적이 된 상황에서 정부 비판으로 나름의 활로를 찾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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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총 1139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15일 열린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462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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