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숙박·외식·영화 등 8개 부문 1700억 원 상당 쿠폰 발행
거리두기 2단계 격상...지급 시작 3일 만에 잠정 중단
與 "소비쿠폰 정책, 재확산과 관계없어" vs 野 "안이한 정책, 방역방해"
한은 "코로나19 국내 감염 재확산으로 회복세 약화될 것으로 전망"
전문가 "경제적 손실 최소화 위해 다양한 방법 논의돼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8대 할인소비쿠폰 제공 등 소비 진작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8대 할인소비쿠폰 제공 등 소비 진작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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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던 정부의 '8대 소비 쿠폰' 정책이 결국 중단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쿠폰 사업을 둘러싼 공방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정부가 '코로나19 극복 방안'의 일환으로 제시한 소비 쿠폰 정책이 오히려 방역에 방해가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비 쿠폰으로 내수 경제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경제 악화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보강이나 다른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5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의 2018 회계연도 결산, 2019 회계연도 예비비 지출 승인 건 등을 논의했다.

이날 야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쿠폰 사업이 성급하게 추진됐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최형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일기 예보보다 불확실한 것이 코로나19라고 하지만 정부는 (대응을) 이완하는 상황이었다"며 "14일 오전부터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2단계 격상 가능성을 내비쳤는데도 쿠폰 발급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용산 소재 영화관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보도 당일 쿠폰발행을 중단하지 않은 이유, 직장인휴가지원 사업을 중단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정부의 방역 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정부의 8대 쿠폰 정책으로 국민의 방역의식이 무너지고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됐다. 정책이 정치 논리에 휘둘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정은경 본부장은 지난 7일 방역 조치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지만, 정부가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는 소비 쿠폰과 관계가 없으며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에 의한 급증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큰 문제가 없다가 14일 이후 누적 확진자 늘기 시작했고, 15일부터 갑자기 늘어났다"며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생겼고, 총 누적 확진자가 875명이다. 그리고 광복절 집회와 관련해 17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분들이 쿠폰과 관계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쿠폰 발행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폰을 발행해서 확진자가 늘었다는 것이 아니라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때문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쿠폰 사업은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진행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월부터 준비했고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며 추진해왔다"며 "쿠폰 사업이 방역을 거스른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8대 할인소비쿠폰 제공 등 소비 진작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8대 할인소비쿠폰 제공 등 소비 진작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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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지난 14일 숙박·외식·영화·전시·공연·운동시설 등 8개 부문에 1700억 원 상당의 쿠폰 발급을 준비했다. 이번 지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고, 국민들의 새로운 일상과 안전한 여가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특히 정부는 쿠폰 발행으로 약 1조 원 수준의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가계 소득 감소 등으로 부진했던 소비는 이같은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반등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의 '2020년 8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자료에 따르면, 카드 국내승인액은 7월에 1년 전보다 4.8%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서울과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방역당국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2단계 격상하면서 정부가 여행, 외식 등을 장려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이에 결국 농림축산식품부와 문체부는 쿠폰 발행 3일 만에 지급 방침을 잠정 중단했다.


농림부는 지난 15일 서울과 경기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라 외식 활성화 캠페인 등을 16일 자정을 기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농림부는 지난 14일부터 외식 업소에서 주말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2만 원 이상 결제를 5번 하면 6번째에 1만 원을 환급(캐시백 혹은 청구 차감)해주는 캠페인을 시작했었다.


문체부도 이날 지난 14일부터 지급했던 소비할인권 6종의 시행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숙박업체에서 온라인 예약 시 3~4만 원을 할인하고, 영화는 온라인으로 영화관을 예매하면 1주당 1인 2매에 한해 6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었다.


다만 정부는 숙박과 여행 할인권은 예약 시기와 실제 사용 시기가 다른 만큼 이미 예약한 것에 대해서는 철저한 방역 하에 예정대로 진행하게 하되, 이후 예정된 배포는 잠정 중단키로 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가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가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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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된 소비 쿠폰 지급이 중단되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져 경제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고소득층 등 소득계층을 가리지 않고 모든 가구의 가계소득에 타격을 입혔다.


지난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4~6월 전국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근로소득은 322만 원으로 2019년 2분기 340만 원보다 18만 원(-5.3%) 감소했다. 2분기 근로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처음이다. 소득이 줄다 보니 소비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경제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내 경제는 수출과 소비 부진이 완화되며 다소 개선되는 조짐이었지만 코로나 국내 감염이 재확산되면서 회복세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A(27)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적인 시기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영화, 여행 쿠폰을 제공해 외식도 자주 하고 영화도 자주 보러 다녔었다. 할인을 받다 보니 돈을 쓰게 되더라"라면서 "하지만 현재 확진자가 많아져 대면 활동을 아예 할 수 없게 됐다. 주변 상인분들도 경제가 너무 안 좋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럼 정부 차원에서 하루빨리 또 다른 소비 촉진 방안을 내놔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반응도 있다. 또 다른 직장인 B(29) 씨는 "좋은 취지로 만든 정책이었지만 정작 방역에 힘써야 할 시기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돈을 썼다. 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인식이 해이해진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면서 중단됐지만, 이 정책을 위해 쓰인 인력과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을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 쿠폰을 발행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2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소비 쿠폰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재난지원금과는 다르게 실질적 구매로 이어져 많은 소비 활동이 이뤄질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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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코로나19로 중단됐지만, 비대면 방식 등으로 전환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자영업 중 코로나19로 타격을 크게 받은 업종을 중심으로 쿠폰을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라고 제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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