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발(發) '깜깜이 감염' 가능성 커져
"언제 확진자랑 접촉할지 몰라"…시민들 불안감 호소
전문가 "집회 참가자로 인한 'n차' 감염 우려"

보수 및 기독교 단체의 광화문 집회 발(發) 집단 감염 여파가 거세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방역 당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시민들이 '깜깜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보수 및 기독교 단체의 광화문 집회 발(發) 집단 감염 여파가 거세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방역 당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시민들이 '깜깜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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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로 이른바 '깜깜이 감염'이 속출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깜깜이 감염'은 일종의 조용한 전파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를 가리킨다.


감염원이 정확하지 않다 보니 방역당국에서 추적이 어려워 코로나19가 폭증할 수 있다. 취약계층인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입장에서는 사전에 대비를 할 수 없어 치명적이다.

이날 집회의 경우도 '깜깜이 감염' 요건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광화문 집회'로 몰려들어 밀접 접촉을 했고 대중교통이 몰려 있다 보니 코로나19를 확산케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비말(침방울)도 어디로 어떻게 이동했는지 사실상 추적이 어렵다.


방역당국은 '깜깜이 확진자'를 가장 경계하면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생활방역수칙 이행을 당부했다. 감염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확진이 우려되는 시민들은 신속히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0시부터 19일 오전 0시까지 발생한 1602명의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확진자는 220명이다.


방역당국이 목표치로 제시한 깜깜이 확진자 비율은 5%지만, 이날 기준 '깜깜이 확진자' 비율은 13.7%로 지난 14일에 이은 최고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깜깜이 확진자의 접촉자로부터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은 물론 자신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 확진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에 앞서 심리적인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직장인 박 모(56·여) 씨는 "매일 아침 출퇴근할 때마다 대중교통 등에서 나도 모르게 코로나19 유증상자와 접촉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라며 "집에 나이 드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서 더 불안하다. 나는 괜찮은데 나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이 코로나에 걸리면 어떡하나"라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대학생 이 모(24·남) 씨 역시 "종강도 했겠다 취업 준비를 위한 대외활동이나 학원을 좀 다녀보려고 했다. 근데 불안해서 집 밖엘 못 나가겠다"라며 "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약속도 다 취소했다. 이대로라면 2학기 개강도 비대면으로 할 것 같아 마음이 갑갑하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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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감염'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지난달에도 나온 바 있다. 6월19일 중대본에 따르면 같은 달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이천제일고 교사는 16명의 환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A 어학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파 경로를 보면 교사 일행과 어학원 일행이 같은 식당 옆 좌석에서 식사하면서 전파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전에선 유행을 일으킨 두 집단 가운데 B 교회 역학조사에서 환자 15명 중 9명의 감염원이 확인된 바 있다. 교인 1명이 먼저 환자집단이 발견된 서울시 금천구 소재 도정기 업체 관련 환자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례는 감염 경로가 뒤늦게 알려진 '깜깜이 확진자' 사례다. 경로가 드러나기까지 시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이때를 기준으로 당시 2주간 발생한 환자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지 못하거나 조사 중인 비율은 10.5%(67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사례를 언급하며 방역에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6월19일 "감염경로를 못 찾는 사례가 있다는 것은 그 사례를 감염시킨 또 다른 감염원이 지역사회에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그 비율이 10%까지 오른 것은 방역당국이 확인하지 못하는 감염원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깜깜이 감염'에 가장 취약한 조건으로는 6월4일 브리핑에서 "이런 깜깜이 감염이 취약계층인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의료기관, 요양병원, 요양원 등으로 전파돼 고위험군의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전문가는 집회 참가자들이 지역사회에 퍼져나가면서 발생할 'n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 인터뷰에서 "집회 상황을 보면 전국에서 모였다 흩어졌기 때문에 감염이 전국적으로 퍼지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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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교수는 "가능한 1주 이내에 대부분 참여자들을 찾아서 검사를 받게 해야지만 전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지금 검사에 응하지도 않고 검사 양성이 나와도 병원으로 이송이나 이런 과정에서 저항이 상당히 심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방역에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도 크다"라고 우려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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