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마라" vs "문제없어" 개 식용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6일 초복 개고기 식용 찬반 논란
"개도 가축으로 명시돼 문제없어" vs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 아니야"
동물보호단체 지난 6일 칠성시장 개고기 식당 폐업 촉구
전문가 "개고기 식용, 현재까진 위법 아니나 사회적 논의 필요"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민준영 인턴기자] 16일 초복을 맞은 가운데 개 식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개고기 식용을 찬성하는 측은 개고기도 보양식 일부이자 소, 돼지, 닭 등이 규정된 가축법에도 개가 포함돼 식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물보호단체 등은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는 동물권에 대한 측면에서 개 식용은 금지돼야 하지만 현행법상 개 식용 자체를 규율할 수 있는 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로 인해 논란이 가중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비야 사랑해, 다솜, 대구동물보호연대,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동물구조119 등 14개 동물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국민 염원인 개식용 금지를 위해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겠다는 청와대는 감감무소식"이라며 "개식용 종식의 국민적 열망이 담긴 트로이카 법안은 휴지조각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매년 복날이면 수많은 시민이 타오르는 뙤약볕 속 거리로 나와 개식용 종식을 부르짖는다"며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핑계 뒤에 숨어 개 식용 종식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단체는 "정부와 국회의 비겁한 변명에도 불구하고 주요 개시장의 연이은 몰락, 개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지치지 않는 개식용 종식 법안과 사법부의 판단에 이르기까지 개식용 금지를 향한 사회적 합의는 이미 끝났다"며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사회적 합의라는 비겁한 방패 뒤에 숨어 민의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체가 지적한 '트로이카 법안'은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동물의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음식쓰레기를 동물 먹이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법안 통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동물단체의 개고기 식용 반대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직장인 A(38) 씨는 "소, 돼지, 닭고기는 평소에도 잘만 먹으면서 굳이 개고기 식용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어차피 축산법에도 개가 포함된걸로 아는데 그럼 개고기를 먹는 게 위법도 아니고 문제될 게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개고기를 먹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면서 점점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라며 "어느 나라를 가든 외지인이 보기엔 혐오스러운 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 전통 음식을 배척하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학생 B(26) 씨는 "개고기 식용을 줄이자는 여론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굳이 개를 찾아서 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먹을 게 없던 예전이야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개를 잡아먹었지만 지금은 먹을 게 넘치는데 도 개고기를 먹기 위해 보신탕 집을 찾는 건 고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산법에 개가 포함돼있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으로 보면 개는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아 사실상 먹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며 "법적으로 포함이 되지 않아 비위생적이고 잔인한 방법으로 개들을 도살하고 있고 설령 개가 가축으로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식용견과 애완견을 구분지을 근거도 모호해 식용 자체를 반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개식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설문조사에서는 46%가 "개고기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동물자유연대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한 '개식용 산업 시민 인식 조사'결과 "개고기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6%, "과거에는 먹었으나 요즘은 먹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41.8%로 나타났다. "요즘도 먹는다"는 12.2%를 차지했다.
이어 같은 조사에서 개고기를 섭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1.9%가 "섭취할 의향이 없다"라고 답했고, 개고기 섭취 미경험자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향후 섭취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도 94.7%로 집계됐다.
전문가는 현행법상 개고기 식용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이 없어 사회적인 논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동물권연구 변호사단체 PNR 권현정 변호사는 "개라는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동물권에 대한 측면에서 개 식용이 금지돼야 할 필요는 있지만 우리나라 입법 체제 안에서 개식용 자체를 정확하게 규율할 수 있는 입법이 마련돼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국회 때도 개식용을 금지하는 입법개정안을 지금 활동하는 단체에서 제안을 했지만 그게 결국 논의되지 못하고 폐지되는 바람에 축산물관리법 등 관련 입법에 아직가지 개식용 문제가 입법 미비로 남아있다"라며 "또한 '왜 개만 갖고 그러냐'라는 입장도 있어서 지금은 사실 사람들 간 논의가 먼저 충분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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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개고기 식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가축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축산물위생관리법을 근거로 주장하는데 이렇게 법적으로도 각각의 입장에서 해석의 여지가 다분하다"라며 "지금 현재로서는 단속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개고기를 파는 가게가 있다고 해도 지금 현재 입법 체제 안에서 위법이라고 규제할 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민준영 인턴기자 mjy705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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