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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음의 소득세 도입해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최종수정 2020.07.10 13:14 기사입력 2020.07.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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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음의 소득세 도입해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을 주도했던 변양호 브이아이지파트너스 고문이 시들어가는 우리 경제를 살릴 방안으로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도입을 제시했다. 시장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확실히 풀어주되, 전국민 종합과세와 음의 소득세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자유시장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등이 제안한 '음의 소득세'는 고소득자에게는 세금을 징수하고, 저소득자에게는 보조금을 주는 소득세 또는 그 제도를 말한다.


변 고문은 10일 서울 중구 안민정책포럼에서 열린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시장경제는 공정한데, 시장경제의 치명적인 약점은 능력있는 사람이 항상 이긴다는 것"이라며 "능력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을 도입한 적이 없는데, 우리 행정부와 IT기술 수준을 보면 상당히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방식을 도입하면 국민연금, 실업보험, 효과없는 창업 보조금 등 효과가 떨어지는 제도들을 굉장히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획재정부 내 후배들을 통해 어느정도 비용이 드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세기 초 경제규모가 커질 때에는 사람들이 노력하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 아무리 노력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다"며 "음의 소득세를 통해 국민들이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겪더라도 어느 정도는 생활이 보장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변 고문은 전 국민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에는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약자를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다"며 "돈이 있다면 약자를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지, 모두에게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위해 돈이 많은 사람에게서 세금을 거둬들인다는데, 기본소득에만 특별히 적용되는 세법을 만들어 더 거둬들인다는 생각도 굉장히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대신 규제는 확실히 풀어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경제는 축구와 같은데, 실력이 없는 선수(정부)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쇠락한다"며 "게임의 법칙 자체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맞춰 바꾼 방식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외환위기 당시 한 방송에서 본인에게 '달러화 유출을 막기 위해 규제를 하겠다'는 내용의 언급을 해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화를 내며 거절했던 기억이 있다"며 "달러 유출을 정부가 막아버리면 더더욱 해외에서 한국에 투자하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고용도 무조건 정규직으로 늘리라고 한다면 아예 기업들이 채용을 안 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변 고문은 우리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나라로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들었다. 그는 "안보·환경·공공성·인권보호 측면에서 미흡하지 않은 나라를 설정하고, 그 나라를 모델로 삼아 규제 수준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反) 대기업 정서는 다른 규제보다는 대기업 가족이익 중심의 경영을 차단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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