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코로나19 장기화 시나리오 대응해야

급증한 대출, 금융시스템에 큰 부담될수도
비은행금융기관 리스크 예의주시 필요

'급한 불 끄느라' 늘어난 빚…부메랑으로 돌아오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은행이 '최악 상황'까지 가정해 금융안정상황을 점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오래 공존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개발이 요원한데다 미ㆍ중 무역분쟁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도 산재해 있다. 충격이 커지면 1년도 못 버티는 기업ㆍ가계가 줄을 이을 수 있기 때문에 정책적 대응이 적재적소에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급증한 빚,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코로나19 경제타격에 대한 대응은 지금까진 효과적이었다.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 돈풀기는 가계ㆍ기업이 위기를 넘기도록 도와줬다. 문제는 위기가 길어질 경우인데, 급증한 대출이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를 잔뜩 늘려놓은 가운데 특정 부문의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 충격이 줄줄이 이어질 수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중 가계ㆍ기업대출(민간신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분기 말 기준 201.1%로 사상 처음으로 200%를 넘어섰다. 성장률은 갈수록 하락하는 반면 대출은 빠르게 급증한 결과다. 지난해 6%대를 기록하던 민간신용은 1분기에 7.6%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말 기업대출 규모는 1229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 늘었다.


기업들의 경우 항공, 해운, 숙박음식 등 코로나19 충격이 큰 기업들의 부채규모가 우려된다. 지난해 667.3% 수준이던 항공업의 부채비율은 최악충격을 가정하면 -1905.5%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역시 161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63.1%로 전년동기대비 4.5%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7.7%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올랐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기업들의 수익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모자라면 결국 채권을 발행하는데, 그 회사채를 살 사람이 없을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만기를 약 6개월간 연장해줬는데, 11월부터는 연장해준 대출만기가 돌아오면서 금융기관 연체율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한 불 끄느라' 늘어난 빚…부메랑으로 돌아오나 원본보기 아이콘


◆비은행 금융기관 주시해야…리스크 확산점 될 수도= 아직까지 금융기관, 특히 일반은행의 경영건전성 지표는 양호하다. 문제는 비은행금융기관이다. 상호금융ㆍ보험ㆍ여신금융회사ㆍ증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은 위기가 길어지면 먼저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3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321조7000억원) 중 중소법인ㆍ개인사업자 대출비중은 90.1%에 달한다. 업종별로 봐도 부동산ㆍ건설업 비중이 55.6%로 높아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중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 대출비중도 9.0%로, 은행(2.2%)보다 훨씬 높다. 올해 1분기 비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1.92%로 은행(0.27%)보다 높았다.

AD

비은행금융기관들은 해외 유가증권이나 대체투자에 나선 경우가 많아 시장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3월말 기준 시장리스크 익스포저는 1266조4000억원이다. 비은행금융기관들은 시장성자금을 조달하는 비중도 높기 때문에 금융시장 충격이 커지면 유동성 부족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은행금융기관 충격→은행 등 금융지주 부실→가계ㆍ기업 금융지원 위축→실물경기 추가 악화'라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금융기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의 전파경로가 될 수 있다"며 "정책당국은 주요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적절한 정책대응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