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고 파손돼 식별 불가…각 자치구 재설치 여부 달라

‘관리책임 개인이 원칙’ 법령·‘예산 사용 범위’ 해석 분분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한 건물번호판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해지고 손상돼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한 건물번호판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해지고 손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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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정부가 지난 2014년 종전의 지번 주소 대신 ‘도로명주소’ 사용을 추진하면서 설치한 ‘건물번호판’이 빛바래고 파손되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해진 건물번호판의 보수·재설치에 관한 법령과 관련 예산의 사용범위에 관한 해석도 자치구마다 달라 행정의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지역에는 건물번호판이 총 12만7848개가 설치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동구 1만6930개, 서구 2만1574개, 남구 2만1000개, 북구 3만8604개, 광산구 2만9750개다.


건물번호판은 도로에 이름, 건물에는 번호를 부여해 ‘도로명+건물번호’로 구성한 주소 체계다.

정부는 지난 1996년 도로명주소 도입을 추진해 2007년 도로명주소법이 제정·시행됐고 전국적으로 안내시설물 설치 작업에 나섰다.


지난 2014년 1월 전면 도입 이전인 2011년 광주지역 건물번호판이 설치됐고, 언론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설치 후 수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건물번호판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해진 것이 많았다.


실제로 이날 서구 쌍촌동 일대에서는 손상된 건물번호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전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해진 것도 눈에 띄었다.


비·바람·햇빛 등으로 인해 파손된 건물번호판이 늘자, 시민들은 자치구에 재교부 문의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관련 예산 사용범위와 법령해석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고만 있다.


광주시는 올해 도로명주소 안내시설물 유지보수 예산으로 1억5000만 원을 5개 자치구에 분배했다. 이에 따라 자치구는 시 예산과 구 예산을 ‘1:1’ 매칭해 안내시설물을 보수한다.


그러나 ‘도로 명판’, ‘국가지점번호판’, ‘지역안내판’ 등 공공시설물이 아닌 개인이 관리 주체인 건물번호판을 유지보수 한다는 점에는 의견이 각기 다르다.


도로명주소법은 건물번호판은 건물 소유자·점유자가 관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6조 2항에는 ‘건물번호판이 훼손되거나 없어졌을 때는 해당 시장 등에게 재교부받아 부착해야 하며 건물번호판 등이 소유자·점유자의 귀책 사유로 훼손되거나 없어진 경우에는 그 소유·점유자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자치구들은 ‘소유·점유자의 귀책 사유로 훼손되거나 없어진 경우’가 아닌 자연 훼손이 명확하더라도 개인이 관리 주체라는 점을 들어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동·북·광산구는 관련 예산으로 재교부 신청을 받아 재설치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며, 남구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구는 도로명주소법상 관리 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에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입장이었지만, 최근 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하고 정비계획을 세워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동구 또한 훼손된 건물번호판에 대해 일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광산구도 일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자치구마다 건물번호판의 재교부에 대해 일관적이지 않은 입장을 내비치다 보니 시민들은 행정의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 정모(49)씨는 “어느 자치구는 훼손의 귀책 사유가 없으면 재설치해 주겠다, 어느 자치구는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사는 곳에 따라서 이렇게 행정이 달라서야 되겠느냐”며 “정확한 기준을 정해 일관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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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매년 조사를 통해 훼손이 자연적인지, 인위적인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상 개인이 관리하는 것이 맞아 각 자치구의 의견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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