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도 가지 말라고요?" 콜센터·장례식장까지...'집합제한' 사생활 침해 논란
경기도, 결혼식장·장례식장 등 9∼13개 수칙 지켜야
방역수칙 준수할 경우에만 영업 가능
개인 사생활침해라는 지적
전문가 "충분한 논의 거치지 않아 문제"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A(27) 씨는 일주일 전 친구 결혼식에 초대받았다. 하지만 도에서 결혼식장을 포함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려 난감한 상황이다. A 씨는 "친구는 정부의 지침이 내려오기 전부터 공들여 준비한 결혼식인데 하객들이 많이 오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솔직히 나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긴 한다. 지켜야 할 지침이 너무 많다. 그냥 가지 말라는 소리 같다"라고 토로했다.
경기도가 물류창고·콜센터·장례식장·결혼식장 등 이용자가 많고 안전관리가 취약한 업종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전날(1일)부터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 내린 가운데,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결혼식장은 △출입자 명부 관리(성명, 전화번호, 신분증 확인, 명부는 4주간 보관 후 폐기) △하객 간 대민접촉금지, 1m 이상 간격 유지 등 9가지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가지 말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승관 경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물류창고, 콜센터, 장례식장, 결혼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1일 오후 3시부터 14일 24시까지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발령한다"며 "최근 수도권 내 사업장에서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사례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지역사회로의 전파 차단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명령대상은 도내 물류창고업, 운송택배물류시설, 집하장 등 물류시설 1219곳, 콜센터 61곳, 장례식장 177곳, 결혼식장 129곳 등 1586곳 등이다.
도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물류관련 업종, 이용자가 많고 안전관리가 취약한 업종 및 다중이용시설 중 국민경제활동을 감안해 대상을 선별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경우에만 영업을 위한 집합 가능하며, 사업장 공통 지침 및 주요 개별 사업장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도는 고발, 구상청구 등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에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에 잡힌 경조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내 모든 클럽 등 유흥시설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한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클럽 앞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30대 직장인 B 씨는 "물류센터나 콜센터는 집단감염지라지만, 결혼식이나 장례식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면서 "명백한 사생활 침해다. 한창 결혼식이 많을 때인데 시민들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정해버리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직장인 C(29) 씨도 "아무리 코로나 사태라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망치는 거다.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보상해줄 거냐"라며 "아무리 2주라지만 인권침해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에서는 인천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사업체에 대한 방역수칙은 권고사항에 불과해 안 지키면 그만이었다. 사업체들은 영리추구가 목적이므로 방역수칙 미준수로 이익을 볼 경우 방역수칙을 어기는 사례도 있다"며 "방역수칙이 준수되지 않을 경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는 수칙준수 위반에 따른 제재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이어 "이는 상황 악화에 따른 전면적 셧다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기도 하다. 작은 희생으로 큰 희생을 막는 고육지책"이라며 "이 명령을 어기거나 확진자 발생 후 조치가 부실해 확산 위험이 커질 경우 2차로 집합금지, 3차로 폐쇄조치까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아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m 거리두기, 체온 재기, 손 씻기 등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건 맞다"라면서도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은 확진자 발생이 없었던 시설이다. 유흥시설이나 최근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본다. 방역 수칙이 안 지켜지는 곳을 단속해야 한다. 문제가 없는 곳을 예방 차원으로 단속하는 건 원칙이나 일관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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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결혼식을 이미 예약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장례식도 예기치 않게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혼란만 초래할 뿐"이라며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돼 사생활침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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