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포스트 코로나 '콘텐츠 투어리즘'을 기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관광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요즘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보다 전략적인 콘텐츠와 관광전략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문학, 노래 등 콘텐츠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다니는 소위 '콘텐츠 투어리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그 영역이 아이돌이나 스타, 게임, 웹툰에 이르기까지 콘텐츠와 관련된 장소들을 방문하고 경험을 하는 방식으로 확대돼 가고 있다. 콘텐츠 투어리즘은 많은 경우 콘텐츠에 대한 팬덤을 바탕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에 대해 '성지순례'라는 용어로 통칭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형태의 관광은 일본 뿐 아니라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필름 투어리즘(스크린 투어리즘), 문학 투어리즘 등의 형태로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겨울연가'의 남이섬이나 런던과 옥스퍼드를 대상으로 하는 '해리포터 투어', 베로나의 '줄리엣의 집'과 같은 사례가 이에 해당하는데,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이미지가 관광의 대상이 되며 참여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근간에 나타나고 있는 콘텐츠 투어리즘의 현상은 기존의 촬영지 관광 등의 테마파크형 관광지를 방문하는 형태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자신들이 매력을 느낀 콘텐츠를 소비하고, 더 나아가 2차 소비의 형태로 확장되며 적극적인 행위자가 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들이 신격화 시킨 대상으로서의 콘텐츠와 함께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장소로서의 '성지', 그리고 그곳을 찾아가고 감동을 느끼는 행위로서의 '순례'가 합쳐져 일종의 종교 행위와 유사한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콘텐츠 성지순례의 참가자들은 그들의 성지에서 자신들만의 약속된 행위들을 실행한다. 예를 들면 참가자들은 성지를 가는 과정과 성지의 모습을 사진촬영을 통해 기록하는가 하면, 또한 관련 작품의 일러스트나 물품(굿즈)을 기증하고, 지역에서 진행되는 관련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 더 나아가 그들은 이러한 행위들을 자신들의 SNS에 공개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국내에서도 BTS투어 사례를 적용하여 성지순례 개념의 확장성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진 바가 있다. 더 드라마틱한 예는 최근 큰 화제가 되었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카데미상 수상이 결정되자, 전 세계가 그의 작품에 열광했는데, 그 관심은 비단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영화 속 장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심 속에 서울시는 발 빠르게 기생충의 배경이 된 정소들을 관광하는 속칭, 기생충투어 관광코스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오버투어리즘 및 부작용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지만, 새로운 경향이 콘텐츠의 영향력이 관광의 영역까지 확대되어지는 경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이 콘텐츠와 팬덤의 연계는 새로운 관광 전략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너의 이름은'과 같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콘텐츠 투어리즘의 막대한 경제ㆍ문화적 파급효과가 여러 보고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콘텐츠와 관광전략은 다른 양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콘텐츠 투어리즘을 관광산업의 위기가 대두된 작금에 하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가의 확대와 콘텐츠 플랫폼의 다변화, SNS의 발달과 같은 현대 사회의 문화적 환경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콘텐츠가 더욱 익숙해지고, 그로 인한 영향권에 놓인 삶을 살게 한다. 더 이상 단순한 선택지로서의 콘텐츠 소비가 아닌 일상으로서의 콘텐츠, 더 특별한 경험으로서의 차별화된 콘텐츠 소비가 요구되고 있는 이유이다.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다 지혜롭게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며, 우리에게 적합한 콘텐츠 투어리즘의 적용하여 '기생충', 'BTS', '킹덤'을 넘어서는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와 지혜로운 전략이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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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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