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어닝쇼크' 속 순이익 늘린 대신증권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증권사 대부분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주식시장 급락이 원인이 됐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 10대 증권사 중 실적 개선을 이룬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매출 7조9079억원, 순손실 13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8.4% 급증했지만 순이익은 전년(2186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손실도 1913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분기 기준 순손실을 낸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11년여 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4년 연속 증권사 순이익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실적 관리에 정평이 나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상품의 평가손실로 인해 56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로 기인한 국내외 주요시장의 증시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1분기 87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KB증권도 올해는 147억원의 손실을 봤다. 매출액은 5조2454억원으로 전년보다 108.7% 급증했지만 영업손실액이 200억원을 넘었다. 삼성증권은 ELS 트레이딩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9% 급감한 154억원에 그쳤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헤지(위험 회피) 비용이 증가해 운용ㆍ금융 수지 부문에서 740억원 적자가 났다.
키움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67억원으로 전년(1587억원) 대비 95.8% 쪼그라들었다. NH투자증권도 순이익이 전년(1715억원)보다 81.9% 줄어든 311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선방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도 매출은 9조857억원으로 전년보다 93.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36.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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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대신증권뿐이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4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453억원)보다 4.2%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보다 76.2% 늘어난 1조531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5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0.3%)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큰 손실을 본 ELS의 자체헤지 한도를 기존 3조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비중을 대폭 축소한 것이 주효했다. 에프앤아이,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계열사 실적도 양호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전체 자산에 대한 헤지 트레이딩으로 캐피털마켓(CM) 부문에서 선방했고, 주식거래량 급증과 점유율 상승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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