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통합당이 다시 뇌를 장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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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까놓고 말하면,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5일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날린 독설이 화제다. 그는 "옛날에는 여의도연구원이라는 싱크탱크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여의도연구원이 망가지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싱크탱크의 부재가 전략의 부재로 이어졌고, 결국 데이터로 무장한 상대에게 패배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1995년 민주자유당 시절 출범한 여의도연구원은 한국 최초의 보수 싱크탱크로 유명하다. 한때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예측의 정확도를 자랑했지만, 탄핵 정국을 거치며 '여론조사 기관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심지어 최근 몇 차례의 선거에서는 그 여론조사마저도 부정확한 결과를 도출했다. 통합당은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여러 차례 '여의도연구원 재건'을 외쳤지만 재건은 여의치 못했다.


여의도연구원이 당 내 계파 싸움에 휘말리면서 제대로 된 정책연구를 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여의도연구원은 각종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공천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특정 계파 인물이 원장직을 맡게 되면 그 계파에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된다. 민심 동향을 수집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할 연구원이 계파싸움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 이유다.

앞으로 여의도연구원이 뇌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당 내 계파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당 해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던 김세연 전 원장처럼,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나오는 '독설'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청년에게 혐오 정당이 되어버린 통합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젊은 이미지로 변신하고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늘리는 것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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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고통스럽겠지만 필수적이다. 지금은 통합당이 '무뇌'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9년 전인 2011년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이 이런 비판을 받았다. 당시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이주영 통합당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자 "민주당이 무뇌상태로 보인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대로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과반 의석을 차지하던 국민 정당으로 돌아올지는 통합당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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