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개월 더 길어지면 대기업 30% "인력 감축 불가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500대 기업 구조조정 현황' 설문조사<한경연>
"유동성 확보+긴축경영으로 버티지만 6개월 뒤 인력 감축 장담 못해"
"평균 1.2개월 휴직·휴업, 임금은 월평균 8% 삭감"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례 없는 경영 위기를 유동성 확보와 비용 절감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까지는 인력 감축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6개월 더 길어질 경우 10개사 중 3개사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금융자금 조달 등 유동성 확보'(22.5%), '휴업·휴직'(19.4%), '급여 삭감'(17.5%) 등을 꼽았다. '인력 감축' 항목을 택한 기업은 8.8%였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6개월 동안 지속될 경우 인력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기업 비중은 32.5%로 급증했다.
대기업들은 고용대란 방지책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 대폭 완화'(37.5%), '최저임금 동결'(10.2%) 등을 요구했다. 휴업·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지원 요건 미달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대기업은 80.6%에 달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인력 감축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영 위기에도 휴업ㆍ휴직을 실시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원활히 지급될 수 있도록 지원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민간의 고용 유지 노력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10곳 중 6곳 "유동성 확보 및 비용 절감" 추진= 국내 대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위기 대응 방안으로 주로 '유동성 확보 및 비용 절감'(59.4%)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력 감축'(8.8%)은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자금 조달 등 현금 유동성 확보 조치'(22.5%), '유·무급 휴업 또는 휴직'(19.4%), '성과급, 복지비 등 급여 삭감'(17.5%), '명예·희망퇴직, 정리해고, 권고사직 등 인력 감축'(8.8%), '비주력사업 매각, 인수합병(M&A) 등 사업구조 개편'(4.4%) 순으로 나타났다. '별도 대응방안 없음'이라고 응답한 기업들도 17.5%에 달했다.
◆휴업·휴직 기간 평균 1.2개월…월 급여 삭감 평균 -7.9%= 코로나19에 대응해 휴업이나 휴직을 실시하거나 논의 중인 기업들의 평균 휴업·휴직 기간은 1.2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간별로는 '2주 이내(48.4%)', '1~2개월'(19.4%), '2주~1개월'(12.9%), '2~3개월'(12.9%), '4개월 이상(6.5%)' 순이었다.
급여를 삭감하기로 한 기업들의 월 급여 삭감 폭은 직원들을 기준으로 평균 -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삭감 비율별 응답 비중은 '0~-10%'(78.6%), '-10~-20%'(17.9%), '-30~-40%'(3.6%) 등이었다.
◆코로나19 6개월 지속 시 대기업 32.5%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대기업의 32.5%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현재 인력 감축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인 대기업(8.8%)의 3.7배 수준이다. 부적으로 현 상황 유지 시 고용 유지 한계기간은 '0~2개월'(6.7%), '2~4개월'(16.7%), '4~6개월'(9.2%), '6개월 이상'(67.5%)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난 극복을 위해 휴업·휴직을 시행하고 있지만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대기업 비중은 80.6%에 달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지원 요건 미충족'(72.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휴업시간 또는 휴직기간 요건 미달'(52.0%),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등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유 불인정'(20.0%)이었다. 그 외에도 '지원금 신청 절차 및 서류 구비의 까다로움'(8.0%), '신규 채용ㆍ감원 등에 따른 지원금 반환 가능성'(4.0%) 등이 있었다.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최저임금 동결해야= 대기업들은 고용대란을 막기 위한 정책 지원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 대폭 완화'(37.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최저임금 동결'(19.2%), '지급융자제도 도입'(14.9%),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13.9%), '직원 월급 보증제도 도입'(11.5%) 등을 지적했다. 한경연은 "지난 1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이 완화된 바 있으나 대기업들은 여전히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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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24일까지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120개사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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